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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게 사는 거다
by
Chong Sook Lee
Jun 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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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해야 할 일과
해야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야기를 하다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생각이 안 나고
물건을 가지러
급하게 뛰어갔는데
무엇을 가지러 갔는지
전혀 생각이 안 난다
약속을 해놓고
깜빡 잊고
나가지 않고
물건을 두고
어디에
두었는지 모른다
단순한 기억 문제 인지
아니면 치매인지
알 수 없어 인터넷으로
정답을 물어본다
정답은 별일 아니란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사람들 모두
그렇게 산단다
잊어버리고
생각해 내고
찾아내고 또 잊으며
종착역을 향해 간단다
믿어도 되는지
그냥 믿고 싶어진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
무슨 저녁을 먹었는지
사람들의 이름이
생각이 잘 나지 않으면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 생각난다
급할 것 없다
서두를 것도 없다
생각나면 좋고
안 나면 그냥 넘기면 된다
아직은 그래도
기쁘면 웃음이 나고
슬프면 눈물도 난다
하고 싶은 말이 있고
가고 싶은 곳도 있다
어쩌다 생각이 안 나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리 대수는 아니다
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말하지 않고 들으면 되고
물건을 찾을 수 없으면
나중에 찾아 쓰면 된다
세상 모든 일들이
되려면 어떻게든 되고
안되려면 어찌해도 안된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
일기를 쓰면 되고
약속은 전화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알려준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날을 기쁘게
맞으면 된다
기억을 잘해도
망각을 잘해도
한 세상 살아간다
사는 거 별거 아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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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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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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