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기대하지 말아야 실망도 안 한다'. 기대와 실망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그렇다고 기대 없이 산다는 것은 너무 재미없어 실망을 하더라도 기대를 하며 사는 게 낫다. 비가 안 와서 비를 기다리는데 햇볕이 쨍쨍해서 하늘이 원망스러웠는데 때가 되니 비가 계속해서 온다. 비가 계속해서 오니 또 햇볕이 기다려진다. 6월 중순에 매일 비가 오니 온도가 뚝 떨어져 춥다. 재킷을 입고 걸어도 썰렁하다. 그래도 산불이 꺼지지 않아 집을 떠났던 사람들이 비가 오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너무 좋다.
세상일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힘든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기대와 실망을 한다. 기대하고 희망하고 실망하고 기다리며 세월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 날을 기대하고 하루를 보낸다. 흐지부지 지나간 시시한 날도 지나고 보면 나름대로 좋은 날이 되어 생각이 난다.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를 마치고 잠을 자기 전에 좋은 꿈을 꾸기를 기대하며 잠을 잔다.
우리의 삶은 기대와 실망의 연속이다. 아파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아무 이상 없다는 검사결과를 받으면 좋으면서도 이상 없는데 왜 아프지? 하며 검사결과가 잘못됐나 하며 실망을 한다. 아이들이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아 기다리다가 늦게라도 들어오는 아이들이 반가운데 안도의 숨을 쉬며 안아 줘야 하는데 야단을 치는 것은 기대와 실망의 싸움이다. 아이들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데 일찍 오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생기는 실망이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것을 알면서도 표현을 못하는 것으로 티격태격한다.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조금 뒤로 물러서서 이해하고 배려하면 되는데 기대와 실망이 앞선다. 어느 날부터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무슨 일이든 기분 나쁜 일이나 서운한 일이 생기면 뒤집어서 생각하기로 했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고 돈을 내고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내 앞에서 캐시어를 바꾸거나 테이프를 바꾸어 시간이 지연될 때 약이 오른다. 그러면 신경질을 내기 전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지금 모든 일이 순조롭게 끝나고 집에 가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이곳에 조금 있다 가서 사고를 당하지 않고 집에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지체된 게 고마웠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나쁘게 생각하면 될 일도 안된다. 요즘 사람들은 인사를 잘 안 한다고 하지만 받으려고 하니까 안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먼저 하면 그들도 인사를 한다. 상대가 나에게 잘못하는 것을 탓하기 전에 내가 부족하고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나 자신을 고치면 된다. 그것이 남을 위해 사는 것 같아도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화가 난다고 입을 내밀고 있으면 세상도 화를 낸다. 화가 나면 웃을 수는 없어도 조금 참고 좋은 생각을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세상은 내가 하기에 달려있다. 친절은 그냥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 다시 내게 돌아온다. 누군가가 미운 생각이 들 때,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귀한 가족이라 생각하면 좋은 면이 보인다. 가까운 친구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때는 나도 모르게 그를 서운하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기대 없이, 실망 없이 사는 것보다 생각을 바꾸면 된다. 좋은 일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나쁜 일이 있으면 그만하기 다행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괜히 혼자 속 끓이지 말고 좋게 좋게 넘어가면 서로에게 좋은데 골머리 썩을 필요 없이 단순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서로 좋은 방향으로 살면 평화를 만난다. 무엇이든지 지나친 것보다는 모자란 것이 낫다고 한다.
세상 살면서 기대 없이 살 수 없고 실망하지 않고 살 수도 없다. 내가 원하는 만큼 상대를 배려하면 된다. 세상에 생겨나는 문제는 이기심에서 시작되기에 조금 손해를 보며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 어릴 적, 형제자매들과 다투면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하시던 엄마 말씀이 명언이다. 양보하고 살면 서운할 것도, 미워할 것도 없고, 억울할 것도 없다. 돌고 도는 세상이라 세상만사는 결국 주인을 찾아간다. 남의 것이 내 것이 될 수 없고 내 것 또한 남의 것이 될 수 없다. 흘러가는 물이 되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