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 축하해

by Chong Sook Lee



42년 전 오늘
둘째가 세상에 나온 날


아직 열흘이 남았는데
세상에 나오겠다고
신호를 보낸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사진을 찍어보니
아기가 발부터 나오려고 한다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데
하얀 가운 입은 인턴들이
벌떼같이 몰려온다
서류에 사인을 받으며
이런저런 것을 물어본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대충 알아듣고
수술실로 옮겨지고
아기는 세상에 나왔다


6월 하늘은 맑고 푸르고
세상은 아름답고
둘째는 세상모르고 잠을 잔다
이국 만리 이민을 와서
둘째를 수술로 낳고
허리와 배가 아파서
쩔쩔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4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봄여름 가을 겨울을
마흔두 번 맞고 보내며
둘째는 결혼을 하여
좋은 아내를 맞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하나 딸하나
예쁘게 기르며
행복하게 산다


해마다 둘째 생일이 오면
남편과 나는
42년 전 오늘을 이야기하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모든 것이 어설프고
부족했던 그 시절에
둘째 아들은 세상에 태어났고
우리에겐
하늘의 축복이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사랑하는 아들아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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