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살살 불어라

by Chong Sook Lee


비가 더 오려나 했는데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심하게 분다

윙윙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분다
무엇을 원하는지
아침 내내 징징댄다
비가 더 오면 좋을 텐데
비는 안 오고
비 쫒는 바람만 불어댄다

자연의 언어를
이해하면 좋을 텐데
바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바람의 마음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일기 예보에는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하는데
아침나절부터
바람만 분다

나뭇가지들이
정신없이 흔들린다
바람이 계속 불면
나뭇가지가
꺾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에 더울 때
부는 바람은 시원한데
오늘은 썰렁하여
군불이라도 지피며
고구마라도
구워 먹고 싶다

한창 더워야 할
7월 중순인데 춥다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바람 소리를 들으니
괜히 심란하다
바람이 필요하지만
요사스러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봄바람이 불면
사람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고
바람은 심술을 부리며
여기저기 분다
바람 따라 사는 게 인생이다

바람은 어디로 갈지,
얼마나 머물지 모른다
어디에 얼마만큼
불지도 모르고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게
바람이다

바람 때문에
생사가 갈리고
바람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세찬 바람으로
세상이 뒤집어지기도 한다


바람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바람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고
광적인 모습으로
지구를 공격하기도 한다
바람의 힘은 너무나 강력하여

불어오는 바람은 막을 수 없다

바람아 불어라
시원하게 불어라
하지만 너무 많이 불지는 말아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