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이 알아서 한다

by Chong Sook Lee


시간이 너무 빠르다. 일주일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하늘은 참으로 맑고 푸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름이다. 할 일은 미루고 밖으로 나돌며 세월만 까먹었다.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이젠 그만 돌아다니고 살아야겠다. 할 일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은 쌓여 가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내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날 되돌아보며 후회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이 가면 아름다운 가을이 밖에 나와서 놀자고 유혹을 할 텐데 마음 약한 나는 못 이기는 척하고 또 나갈 것이다. 여름이 가기 전에, 가을이 오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은 하고 넘어가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월 따라 내 마음도 변한다. 오늘 생각한 것은 다음에 해도 된다고 미루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엉뚱한 일을 한다. 놀고먹기를 번복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손가락이 무뎌져 간다. 로봇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인건비가 오르고 인력이 부족하여 사람의 일을 로봇이 하는 시대인데 이렇게 세월이 가다 보면 로봇이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줄 시대가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게으름을 피운다. 서류정리부터 집안일까지 스위치 하나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세상이다. 세상이 변하는 대로 인간은 적응하며 살아간다.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 따라 흔들리고 비가 오는 날은 비에 젖으며 고난을 넘긴다. 비가 오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게 세상이다. 로봇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든다. 나라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앞으로 사람을 위한 삶이 아니고 기계화된 사회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하는 사람은 없고 기계의 세상이 되는 것을 생각하면 왠지 쓸쓸할 것 같다. 퇴직하기 전에 남편과 나는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했다. 단골이 많다 보니 손님 개개인의 가족사를 알게 되었다. 좋은 일에 서로 기뻐하고 힘든 일에는 위로를 해주고 응원을 해주며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손님과 식당주인의 관계를 떠나 따뜻한 마음으로 엮어진 가족 같은 관계가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학교를 졸업하고 기뻐하는 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며 축하하고, 슬퍼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음식으로 위로하며 함께 울며 힘든 시간을 이겨나가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들은 추억이 되어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난다. 퇴직을 하고 더 이상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데도 그때 맺은 인연은 여전히 계속된다. 길에서나 쇼핑센터에서 우연히 만나면 두 손을 마주 잡아주며 그때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삶은 끝없이 이어진다. 오늘이 끝나도 보이지 않는 인연은 어딘가로 이어진다. 기계의 세상이 오면 실수 없이 정확하게 일을 하겠지만 공감은 없는 세상이 된다. 부족하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세상이 그립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사업체가 해마다 많아진다 고 한다. 서로의 정을 나누기보다 기계와의 삶에 길들여져 간다. 스마트폰을 보며 공감하고 SNS를 통해 소통하는 세상에 대면과 만남은 소멸되어 간다. 얽히고설켜 지지고 볶으면서 살던 날들은 문제가 생기면 만나서 얼굴을 보고 해결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만나기 싫으면 기계를 끄고 흔적을 지우는 세상이다. 교류가 끊기고 기계화되는 세상에 정을 나누는 일은 없다. 무인화가 되고 로봇이 일을 하고 기계로 돈을 내고 온라인 연애를 하는 세상이다. 문자로 사랑하고 위로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미래 세대들이다. 옛날에는 부자들의 소유물이던 전화가 각자의 손에 하나씩 들려있는 세상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핸드폰으로 소통하며 산다. 손에 전화 하나씩 들고 앉아 서로 소통하고 세계와 소통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잊고 오늘을 살아간다. 어떤 내일이 우리를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 옳다고 믿는 것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는 잘못된 생각이 되기도 하는 현실이다. 설탕이 몸에 안 좋아서 설탕대체로 단맛을 내는 것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암을 유발한다고 해서 놀란적이 있다. 검사결과 그 정도의 양은 암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는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플라스틱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한마디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가볍고 깨지지 않고 화려한 색으로 예쁘게 만들어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켜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플라스틱은 지구를 망치는 주범이 되었다. 이제는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만든다고 하는데 애초부터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는 것을 보면 어떤 미래가 될지 겁이 난다. 오지도 않는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욕심이다. 오늘 하루 살기도 복잡하고 버거운데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 내일은 내일이 알아서 하게 하자.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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