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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자연의 마음
by
Chong Sook Lee
Jun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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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사나운 비와
무서운 우박이
세상을 후려 칩니다
그냥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나무가
뭐 그리 죄가 많다고
예쁘게 치장한
꽃들이
무슨 잘못이
그리 많다고
그리도 때렸는지
모릅니다
나뭇가지와
나무 이파리
꼭대기에 매달려 있던
솔방울이
비벼락을 맞고
길거리에 누워 있습니다
곱디고운
장미와 들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은 죄 밖에는
없는데
굵은 우박과
세찬 비바람이
갈기갈기 찢고
꺾어 놓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그저
그곳에서 재미있게
살은 죄 밖에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억울한 매질로
내동댕이 쳐져 있습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시치미 떼는
비바람은 사라지고
고운 햇살이
넘어져 있는
그들을 위로하는 한낮
그날의 아픔을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우리 모두가 알기에
오늘을
말없이 살아갑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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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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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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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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