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빼먹듯 보낸 세월

by Chong Sook Lee


곱게 말린 곶감
하나 둘 빼먹는다
먹고 또 먹어도
달콤한 곶감은
질리지 않는다

곶감 빼어 먹듯
보내버린 하루
무엇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세월 따라
인생을 보낸다

먹다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말랑말랑한

달콤한 곶감이
짧아져가는 해처럼
서운하고 아쉽다

빼먹은 곶감은
뱃속에서
머물다
빠져나가고
남아있는 세월은
무엇이 되어 올지
모른다


빈 바구니에

겨우 몇 개 남은 곶감이

그것 보라는 듯

허허롭게 웃고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이

달력에 매달려서

가는 날을 기다린다


하루하루
보내버린 세월
멋모르고
먹은 나이
공짜라고 먹고 나니
짧아진 해가
서산마루에
걸터앉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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