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물건... 쓰레기는 갈 곳이 없다

by Chong Sook Lee


세상은 변하고
인심도 변하고
물건도 변한다

쉽게 만들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견고하여
인정받은 물건은

고장이 나지 않아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공장이 문을 닫는

폐단이 생기고

사람들은

성능 좋고

모양이 예쁘고

색상 좋은

물건을 원한다

옛날 물건은
투박하지만
견고하여
오래도록 사용해도
고장이 나지 않아
대대로
물려줄 수 있었다

모양은 없고
색도 뚜렷하지 않아도
믿고 쓰며
자부심이 있었는데
새로운 물건들이 나와
아무 이상이 없는데
쓰레기통으로 간다

괜히 미움받고
무시당하고
구석으로 밀리는

오래된 물건들
한때는
부와 부러움의 대상이던
물건들의 말로가
처참하게 무너진다

예쁘고
멋있고
산뜻하며 맵시 있어
보면 갖고 싶어 사면
품질도 성능도
눈 가리고 아웅
이름만 있고
믿음은 주지 않는
물건들이 쌓여간다


허우대만 크고

아무 쓸모없는 집들
두식구 사는 집이
너무 커서
집에 눌리는 세상
3대가 올망졸망
어우러져 살던 집은
인심 따라 사라졌다

눈으로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지만
수도 없이
만들어지는
일회용 물건들
만들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갈 곳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세균 없이 깨끗하고
전염되지 않게
조심하는 세상인데
병은 더 많아지고
넘쳐나는 환자는
갈 곳이 없다

예쁜 것도 좋고
편리한 것도 좋지만
한번 만들면
오래도록 쓰는 물건이면
좋을 텐데
싫증을 쉽게 내는
현대인들은
날마다
새로운 물건을 원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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