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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행해야 할 겨울
by
Chong Sook Lee
Oct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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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였습니다.
잠시 다녀간 줄
알았
던
겨울이
기왕 온 김에
아주
눌러앉으려나 봅니다
아직
올 때가 되지 않았는데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데
왜 와서 가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지만
와야 하기에
왔나 봅니다
하얀 가루가
하염없이 내려서
더러운 것도
예쁘고 멋진 것도
모두 덮으며
세상을 하얗게 만듭니다
힘없이 내리는데도
여기저기 쌓이는 눈
둥그런 곳에 앉으면
둥그런 모양이 되고
뾰족한 곳에는
날카로운 모양이 되고
넓적한 곳에는
넓적한 모양이 되는 눈
거짓을 모르고
타협을 싫어하는 눈
공평하게 나눠주며
나무뿌리를 안아주고
잔디를 덮어주고
나무에 눈꽃을 피우며
아무것도 없는
무료한 겨울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순백의 눈을 뿌립니다
눈을 맞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보이고
어깨를 구부리고
걸어가는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걷는
정다운 모습이
어두운 골목길을
훈훈하게 합니다
겨울이 오는 길은
험난하지만
봄으로 가는 마음은
따스하고
두 손 꼭 잡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는
감사와 기쁨이 넘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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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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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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