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서 만난 기쁨

by Chong Sook Lee


눈길을 걷습니다.

숲 속에서

정겨운 소리가 들립니다.

가지마다 내려앉은 눈을 보며

걷는 것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

너무 아름다워

감히 뭐라고 말로 할 수 없이

가까이 다가가서

살며시 속삭이면

설렘으로 가슴이 뜁니다.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운지

꿈속처럼 아련히 빨려 들고

하얀 담요를 덮고 있는 숲은

아름답다 못해 요염합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오솔길옆에는

꽁꽁 얼은 계곡이

눈부신 햇살을 받고 반짝이고

넘어진 커다란 나무 위에는

다람쥐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스틱으로 눈 위에

사랑, 감사, 행복이라 적으니

사랑이 샘솟고 감사가 가득하여

마음속에는 행복이 넘칩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사랑하고 감사하면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눈이 없을 때는 삭막하던 이곳이

눈이 와서 딴 세상이 되

한없이 이어지는

숲 속의 오솔길에 낭만이 넘칩니다.

오래전부터

이곳은 겨울이었던 것 같

지난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하얀 설국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입니다.

봄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이 바쁘고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나무 가지들은

죽은 게 아니고

잠시 쉬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벌거벗고 서있는 나무들은

가느다란 햇빛마저 감사하며

아름다운 봄을 기다립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며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나무처럼

욕심 없이 순응하며

내게 온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돌고 도는 세상만사

영원히 머물 것도 아니고

간다고 아주 가지 않는 것

오늘의 만남이 이별을 가져오고

내일의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가져옵니다.

슬픔은 기쁨을 주고

고통은 치유를 가져오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은

평화를 줍니다.

망각과 체념 또한

결코 나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순리대로 사는 법을 배웁니다.

순백의 눈길을 걸으며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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