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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끌어안은 계단
by
Chong Sook Lee
May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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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계단에
못하나 가 튀어나온다
옆에 있는 못도
덩달아서
하나 둘 튀어나온다
걸을 때마다
계단이 삐그덕 거리고
박혀있는 못들이
간지럽다고
춤을 춘다
어제도
망치로 못을 박았는데
못 들은
허리까지 내놓고
웃고 있다
때려도 다시 나오는
계단의 못 들
이
걸을 때마다
목을 길게 빼고
박아달라고 한다
헐거워진 구멍에
더 굵은 못을 넣고
세게 박아도
허리를 내놓고
춤을 추고
내리치는 망치는
귀청을 깬다
계단에 있는
허리굽은 못들이
삐죽하게 나와
눈치를 본다
세월을 끌어안은
계단이 비명을 지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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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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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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