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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끌어안은 계단

by Chong Sook Lee


나무 계단에
못하나 가 튀어나온다

옆에 있는 못도

덩달아서

하나 둘 튀어나온다

걸을 때마다
계단이 삐그덕 거리고
박혀있는 못들이
간지럽다고
춤을 춘다

어제도
망치로 못을 박았는데
못 들은
허리까지 내놓고
웃고 있다

때려도 다시 나오는
계단의 못 들
걸을 때마다
목을 길게 빼고
박아달라고 한다

헐거워진 구멍에
더 굵은 못을 넣고
세게 박아도
허리를 내놓고
춤을 추고
내리치는 망치는
귀청을 깬다

계단에 있는
허리굽은 못들이
삐죽하게 나와
눈치를 본다

세월을 끌어안은

계단이 비명을 지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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