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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이어지는 세상살이

by Chong Sook Lee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성가 가사가 생각난다. 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사랑을 배우지 않아도 본능으로 사랑하며 산다. 사랑을 받아도 사랑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어디를 가도 인기가 있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사람이 있고, 무엇을 해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사는 사람이 있다. 사랑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고 일방적이며 또한 쌍방적이다. 혼자서 상대방을 짝사랑하기도 하고, 사랑을 주지 않고 사랑만 받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어 상대방이 좋아하며 다가오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서로가 좋아하면 좋은데 안 그런 경우도 많다. 친구 3명이 사이좋게 지내다 보면 어느 한 명과 더 친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이 친하다 싫어지기도 하고 셋이 친하다 둘이 친하면 나머지 하나는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다. 여럿이 친한 그룹이 있지만 그 안에서 알게 모르는 분열이 있어 균열이 생기는 경우도 본다.


처음에는 모두 친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지만 그중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며 나머지 사람들을 등한시하다 보면 사이가 벌어지고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묘한 감정 대립이 있다. 친한 듯 친하지 않고, 가까운 듯 가깝지 않은 관계가 있다. 친구라고 자주 만나서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겉으로는 화목하고 가까운 듯해도 냉정히 보면 그중에도 가까운 사람이 있고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만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오랜 세월 같은 그룹에 속해 있어도 가까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가까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이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가까워지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친구 없이 살 수 없다. 친구관계는 여러 가지로 이어진다.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고 동물과 나무들과의 친구관계가 성립이 된다. 꽃을 좋아하고 새를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며 서로를 의지하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사랑은 쌍방이지만 동물이나 자연은 일방적인 경우도 있고 쌍방인 경우도 있다.


세상이 변해서 동물에 대한 사랑이 유난하다. 아이를 낳지 않고 애완견에게 사랑을 쏟으며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 아이에게 해주는 것처럼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고 예쁜 것들을 사준다.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상이다. 기르는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좋은 관을 사서 장례식까지 해주는 시대다. 하루는 덩치 좋은 친구가 기르던 개가 죽었다고 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어찌나 슬퍼하는지 모른다. 정들은 사람이나 짐승이 떠나는 것은 애석하지만 요즘엔 사람들보다 짐승들을 위한 장례식이 더 발달되어 간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동물들에게 위로받아서 인지도 모른다.


며칠 전에 본 영화가 생각이 난다. 덩치 크고 철부지인 개가 있었는데 너무나 말썽을 부려 더 이상 집안에 둘 수 없어 개훈련사에게 보내어 훈련을 시킨다. 생전 처음으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훈련사의 매가 무서워 괴로워할 때 어떤 개썰매 주인이 개의 능력을 알아보고 개썰매에 합류시킨다. 여러 마리의 개가 썰매를 끄는데 썰매를 끌어보지 않은 주인공 개는 처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끌려가다시피 가지만 힘이 좋은 개는 바로 적응한다.


앞에서 개썰매를 이끄는 것은 심술 사나운 늑대인데 다른 개들은 그 늑대의 눈치를 보며 주인공 개를 가까이하지 않는다. 그래도 주인공 개는 팀원들을 위해 희생하고 그들이 곤경에 처하면 도와주면서 나머지 팀원들이 주인공 개를 좋아하게 되니까 늑대가 질투를 한다. 주인공 개를 곤경에 빠뜨리고 괴롭히는데 다름 팀원들은 늑대가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다가 급기야는 주인공 개 편에 서서 늑대를 공격하게 된다. 처음에는 늑대공격에 쓰러지지만 결국 주인공 개의 마력 같은 힘으로 늑대는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는다.


리더가 된 주인공 개가 개썰매를 이끌고 눈보라와 눈사태를 피하고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금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생활물품과 편지를 운반해 주는 데 성공한다. 다시 돌아가려 할 때 개썰매 주인에게 개썰매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는 연락이 온다. 새로 개썰매를 인수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혹독한 개 훈련사였다. 개썰매에 많은 돈을 벌어 한몫 잡아보려 개썰매를 샀는데 눈이 녹아가는 계절에 개썰매를 끌게 하는 것은 개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강제로 썰매를 끌게 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만다.


개들은 개들대로 흩어지고 주인공 개를 잘 아는 노인이 데리고 금광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배를 타고 가다가 배가 구멍이 나서 버리고 산길을 걸어가 어떤 강 가에 텐트를 치고 생활을 하며 금을 찾는다. 많은 금을 채취했지만 욕심을 버리고 채취한 금을 다 버린다. 한편 나쁜 개 훈련사는 금을 캐러 간 노인의 뒤를 쫓아 그들이 사는 곳에 도착하고 주인공 개는 숲에 사는 늑대와 사랑에 빠진다. 노인이 개가 늑대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떠나라고 하며 개를 보내고 오두막에 혼자 있을 때 개훈련사가 문을 부수고 총을 쏘며 집에 불을 붙이며 금을 내놓으라고 겁을 주며 개의 행방을 묻는다.


숲에서 총소리를 들은 주인공 개는 급하게 오두막으로 돌아와서 개훈련사를 불속으로 던지고 노인을 돕지만 이미 총을 맞은 노인은 숨을 거둔다. 그렇게 개 훈련사와 노인과의 악연이 끝나고 개는 숲으로 들어가 늑대들과 가정을 이루며 영화는 끝난다. 사람과 짐승과의 사랑이 아름답게 표현된 영화다. 개와 사람이 욕심을 버리고 헌신과 희생으로 사랑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진리를 배운다.


(이미지출처:인터넷)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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