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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넘치는 세상

by Chong Sook Lee



물건
만들고 버리고
또 만드는 세상
모양을 바꾸고
색을 바꾸고
재료를 바꾸며
유혹한다

크고 작고
넓고 좁고
길고 짧고
화려하고
멋지게 만들어
현혹하는 물건에
사람들은 카드를 긁는다

겉은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 빈 물건
가짜를 진짜로
속고 속이며
세상에
쓰레기를 생산한다

없어도 되는 물건
만들지 말아야 하는 물건
사다 놓고
쓰지 않고
쌓아놓고
버려지는 물건이
지구를 덮는다

쉽게 만들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
없어도 되고
안 사도 되는 물건들
자리를 차지하고
썩어가는 현실

만들고 팔고
사고 버리고를 반복하며
지구는 몸살을 앓고
병이 들어
자연재해를 만들고
사람들은
자연을 원망하며
통곡한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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