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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잠

by Chong Sook Lee


달아난 잠을
기다리다 못해
일어나 앉아
깜깜한 하늘을 본다


달도 별도
가로등도 졸고 있는
새벽인데
나간 잠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돌아오지 않는다


칠흑 같은 밤
사람들은 자고
차들조차
잠에 빠져
꼼짝하지 않는데
한번 나간 잠은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밤


시계는 쉬지 않고
앞으로 가고
오지 않은 잠을
기다리며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


동네 어귀에 서서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이 함께
놀자고 하는데

나를 떠나 오지 않
방황하는 잠아
오려거든 빨리 오고
가려거든
아주가렴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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