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름을... 포옹하는 9월

9월인데
한여름 같이 30도가 넘는
뜨거운 날이 계속된다
가을이 오나 했는데
여름은
더 머물고 싶다고
고집을 피운다

텃밭에 채소들은
뜨거운 햇살에
마지막 힘을 다해
익어가고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만끽하며
가을 맞을 준비를 한다

하얀 부추꽃이 만발하고
마가목 열매는
빨갛게 익어가는
9월에
여름이 다시 온 듯
폭염을 쏟아낸다

갑작스러운 폭염에
새들조차
그늘을 찾아 쉬는
한가한 오후에
해먹에 누워
하늘을 보며
지난날들을 되돌아본다

흘러간 물처럼
다시 오지 않아도
새로운 날들이
찾아오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퍼붓고
눈보라가 불어도
삶은 이어지는 것

고통뒤엔 기쁨이
슬픔뒤엔 위로가 있어
견디는 나날들 속에
우리를 찾아오는
순간의 희열로 살아가는 것

오늘 이 순간이
처음인양
기쁨으로 맞고
감사하며 순응하며
더없이 아름다운
9월을 맞으며
가슴 가득
평화를 끌어안는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