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는 모두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새로운 시간을 위해
이별을 하며
안녕을 고해야 한다
작은 씨앗으로
피어난 한 송이 꽃도
크고 작은
모든 생물들도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태어나고
생겨나면
누구도 그 무엇도
거부하지 못하고
가야 하는 길
들에 핀 꽃들이
시들어 가고
길가에 자라던
풀들이 눕고
나뭇잎은 물들어가며
한잎 두잎 떨어진다
어제가 있어
오늘이 있듯이
내일을 향한
조용한 몸놀림으로
또 다른 기억을 안고 간다
먼저 오고
먼저 가는 자연의 순서에
순응하며
고운 색이 되어
말없이 오고 가는 계절
하늘이 되어
구름이 되어
바람이 되어 살아가는
숭고한 자연과 함께
세상에 온 모든 것은
온 곳으로
떠나가는 위대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