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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석양이... 춤추는 저녁

by Chong Sook Lee


동분서주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온 시간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산 세월이 간다

저물어 가는
하루해가
서산마루에
걸터앉아
세상을 내려다본다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살아온 하루

가진 것이 짐이 되고
아는 것은
하나둘 사라지고
화려하게
피어나던 아침의
태양은 조금씩
작아지는 시간이다

뜨겁던 정렬의 시간도
세상을 호령하던
시간도 고요하게
저물어가고
어둠이 오지만
새로운 날을 위해
어둠을 받아들인다

밤이 가면
새벽이 오고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르는 것
겨울이 없으면
봄은 오지 않는 것처럼
어둠이 없으면
새날이 오지 않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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