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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리워지는... 여름

by Chong Sook Lee


꾸물대던 날씨가
언제 그랬느냐 하며
활짝 개어 화창하고
구름뒤에 숨어서
게으름 피우던 해님이
말간 얼굴을 내밀며
인사를 합니다

부드러운 바람 따라
나무들이 춤을 추고
어딘가 놀러 갔던
새들이 잠시 들려
안부를 전합니다

곡식이 익어가는
이맘때는
새들도 먹을 것을 찾아
들판으로 가고
다람쥐들은
먹을 것 많은
숲에서 오르락내리락
열매를 따 먹느라 바쁩니

언제 봄이 오나 했는데
가을이라니
여름은 어디로 갔나
여름이 빨리 가기를
원하던 마음이
벌써부터
여름이 그리워지는 마음
그나마
가을이 오래 있기를
바라봅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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