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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04. 2024

순응하며... 익어가는  사랑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고요한 아침
특별히 할 것도
해야 할 일도 없는데
분주한 마음

기계 돌아가는 소리
바람 지나가는 소리
참새 잠꼬대하는 소리에
세상이 깨어나고
어떤 날이 될지 모르는
하루가 열린다

역사가 되어버린 어제
무엇을 했는지 조차
가물거리는데
수많은 날들은
소리 없이 오고 간다

마음속에
가버린 가을은
흔적조차 없고
온몸으로
태양을 포옹하는
벌거벗은 나무들은
팔 벌리고
새로운 날을 맞는다

기나 긴 겨울이
온다 해도
두렵지 않은 것은
겨울 끝에
새봄이 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어제의 기쁨을 안고
오늘이 된
내일과 함께 걷는
변하지 않는 진리 안에
사랑은 빨갛게
익어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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