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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25. 2024

겨울을 안고 내리는 눈


마른 곳 진곳

가리지 않고

어디든
상관없이
앉을 곳을 찾아
앉아 쉬며
하늘을 보는 눈

하늘이 내려주는 대로
바람이
데려다주는 대로
떨어져
세상을 덮으며
겨울을 는 눈

태양이 녹여줄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온갖
추위를 견뎌내고
스스로를 지키며

아름답던 가을을

감사하며 추억하는 눈

잘라진 가지에
소복하게 쌓여서
나무와 풀과
바람과 함께
따스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눈

아름답다는
사람들의 칭송으로
기뻐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며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다해
보내신 이의 사랑 속에
존재하는 눈

나뭇가지 위에
차분히 쌓여
다가오는
환희의 날에
피어나는 봄을
맞이하기 위한
몸부림 속에
그리움을 안고 오는 눈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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