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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놀고 간 자리
by
Chong Sook Lee
Dec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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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새벽
멀리서
까치가 동네를 깨운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
웅크리고 해뜨기를
기다리는데
구름 속에서
늦잠을 자는
해는 오늘도
감감무소식이다
매일매일
구름 속에만 있으면
어쩌려는지
도통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무들은
오들오들 떨고
지난가을에
떨어지지 않은
낡은 나뭇잎들이
힘없이
눈 위로 고꾸라진다
무심한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휙 지나가버
리고
화사하던 날들은
지나가버린
추억 속의 기쁨
그리운 날은
지나간 것이 아니고
다가오는 것
봄
은
아직 멀리 있는데
겨울과
재미있게 놀다 보면
어쩌면
봄이 질투가 나서
일찍 올지도 모른다
한 해가
저물어가고
또 다른 해가 오면
봄은 여름과
손잡고 올 것이다
헛된 바람과
철없는 구름이
놀고 간 자리에
기다림만 쌓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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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구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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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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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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