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함께 하면
나도 아이들이 된다.
손주들과 걷고 웃고
또 뛰어다닌다.
눈이 녹은 자리에
흙탕물이 고여있다.
달려가는 손주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흙탕물이 뛰어 들어간다.
결국 옷도 신발도 다 젖는다.
손주들은 재미있어 웃고
우리들은 소리를 친다.
하지만 젖은 옷과 신발은
손주들에게 웃음을 선물한다.
한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늙지 않는가 보다.
손주들의 웃음소리가
숲 속에서 끊이지 않고 메아리친다.
하늘은 높고 푸르며
나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움이 커진다.
텅 빈 숲은 이제 움으로 차 오른다.
머지않아 초록옷을 입을
숲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손주들과 열흘살기를 시작한다.
아들며느리가 큰 회의를 위해
미국에 출장을 간다며
손주들을 봐달라고 해서
캘거리에 왔다.
손주들과의 생활은 분주하다.
일어나 아침을 먹이고
도시락을 싸서 등교를 시키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손주들은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이다.
아주 예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많이 기다렸다며
뛰어와서 안기는 손주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니라서
낯설지만 여러 번 온 곳이라 괜찮다.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다닌다.
세상 편하다.
원하는 곳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지고 하면
집으로 데려다준다.
오늘은 아들 며느리가
출장 가기 전에
손주들 보살핌에 대해
실습을 시켜주는 날이다.
수영장과 학원에 가는 길을 알려준다.
손주들은 장난을 치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바이올린과 수영,
그리고 피아노와 태권도를
배우던 아이들인데
손주들이 그렇게 한다.
하루라는 시간이
몇십 년의 세월을 만들었다.
웃고 티격태격 싸우며 울고
뛰어다니다가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며 웃는
손주들과의 삶이 시작되었다.
손주들과
생활하는 열흘동안에
서로를 알아가며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