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부터
내리는 눈이
언제까지 내릴 건지
하염없이
내리고 또 내린다
꼬리를 내리던
동장군이
눈발을 휘날리며
되돌아온다
봄이라고 좋아했는데
하루밤사이에
겨울이 다시 돌아왔다
눈이 와서
나무들은 다시
하얀 옷을 입고
새와 다람쥐도
눈을 피해 숨어있다
봄과 겨울이
숨바꼭질하는
3월 하늘 아래
세상은
겨울과 봄을 오간다
눈이 녹아
누런 잔디가
땅에 누워있었는데
눈이 오니
다시 겨울로 돌아갔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겨울이 가기를
원하는 마음이 교차하며
묵묵히 내리는 눈은
세상을 덮는다
손주들의 장난감이
뒤뜰에서 뒹굴고
어제저녁때
불을 피우고 놀던 화덕도
눈이 쌓인 채
하늘을 보고 있다
철 모르고 나오던
버들강아지도
하얀 털모자를
곱게 쓰고 있고
텃밭도
하얀 담요를
덮고 조용히 앉아있는
3월의 겨울
더 머물고 싶어 하는
겨울을
살며시 포옹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