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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

by Chong Sook Lee


지금껏

살아오면서

기적이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살아온 한평생이
기적인걸
이제야 깨닫는다

연년생으로 낳은
세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며
살아온 날들이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은 기적이다

쫓아다니고
타이르며
건강하게 잘 키운 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위험에서 지켜주고
유혹을 물리치게 해 준
소중한 손길이 있고
숨을 쉬는 것부터
숨을 거두는 것까지
모든 것을
관할하는 손길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지나간 시간과
다가오는 시간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적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
안타까워하며
살아온 세월이
지나고 나니
사는 것이 기적인 것을
새삼 느낀다


하늘이 내려다보고

땅이 올려다보는

나날의 생활

바람이 지나가고

구름이 모이고 흩어지며

만남과 이별과

재회의 반복이

바로 기적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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