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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리가... 들리는 아침

by Chong Sook Lee


심술궂은 동장군의
행패를 못 이기고
숨어있던 봄이
눈부신 햇살과 함께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아침
싱그러운 바람이 분다

눈이 녹은
양지바른 곳에는
파릇파릇한
잔디가 올라오고
씩씩하게
올라오는 나무움이
뽀얗게 피어난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잔설도
하루가 다르게
자취를 감추고
강남 갔던
기러기가 짝을 지어
날아오는 찬란한 아침

파란 하늘에는
한 조각의 구름이
수줍은 듯 누워있고

뒤뜰에는
까치 한쌍이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는 정겨운 아침


들리는 듯

보이는 듯 오고 있는 봄
창밖에는
이름 모르는 새가
간절하게
노래를 하며
짝을 부르는 상쾌한 아침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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