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빈 손이 가져다주는 웃음

by Chong Sook Lee


쟁취를 위해
온 힘을 들여
생사를 오가는 현실


갖기 위하여
빼앗기 위하여

좋고 높은 자리에
앉고 서기 위하여
발버둥 치며
결국 놓고 가는 것을
위하여
투쟁하는 치열한 모습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 누구도
위하는 것이 아닌데도
단지
투쟁을 위해 투쟁한다
구름을 가둬버린 하늘
바람을 잡고
서있는 나무


작렬하는 햇살은
세상을 태우지 못해
안달을 하고
파도는
바다를 건너려고
몸부림치지만
넘칠 듯 말 듯
탈 듯 말 듯
제자리에서 쳇바퀴를 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을 향해
몸부림치며 반항해 보는
몸짓들이
엎치고 뒤치며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떠나보지만
빈손에서
별을 발견하며 웃는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