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과거에 사는지
아니면
오늘을
살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바로 어제의 기억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몇십 년 전의 일은
뚜렷하게 떠오르고
생각해야 할 것은
잊히고
잊어야 할 것은
새록새록 생각난다
중요한 것도 아니고
잊지 못할 것도 아닌데
머릿속에서
조금도
퇴색하지 않고
그때 그 시간으로
되돌아간 듯
생생하다
꿈을 꾼 듯
또렷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
어제저녁에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고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한참을 생각해야
생각이 나는데
지나간 날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지 모른다
사람의 기억력은
참으로 묘하다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은
머릿속에 집을 짓고
떠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은
짐을 싸서
미련 없이 가버린다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기억들을
꺼내서
하나하나 정리하고 싶다
살림을 정리하듯
버릴 것 버리고
기억해야 할 것들을
남겨두고 싶다
좋은 것은 남기고
싫은 것은 지우는
지우개가 있으면
좋을 텐데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자꾸만
나를 따라다니지만
생각으로라도
지난 시간으로
돌아가서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