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는 지구... 더워도 너무 덥다

by Chong Sook Lee


얼마 남지 않은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봤자 며칠인데
못 견디겠다고
온갖 방법으로
더위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선풍기 에어컨
산으로 들로
바다로 강으로
이런저런 방식으로

더위와 싸우는데
추운 겨울을 생각하면
더위는 참을 만 한데
당장 더운 것을 못 견뎌한다


빌딩숲
시멘 콘크리트
나무들은 없고
기계와 전선줄이
하늘을 가린 거리는
더위를 차단하기보다
불러들이는 환경

현대인들이
만들어 놓은 여름은
더 많은 열을 만든다


덥다고

집에만 있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선 사람들
부채와
손 선풍기를 들고
목과 팔을 시원하게 하는
특수 용품을 사용하고
양산을 쓰고
모자를 쓰지만
더위를 물리치지 못한다


며칠만 참으면 되는데

뜨거운 열기에

몸은 열이 펄펄 난다
물속에 풍덩 빠지고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도
더위는 여전하고
시원한 음료로 열을 식히지만
뜨거워진 도시처럼
몸이 식지 않는다


자꾸만 더워지는 여름
자꾸만 추워지는 겨울
날씨도
기온도 장담할 수 없는
지구의 온도가
펄펄 끓고 꽁꽁 얼어붙어도
할 수 있는 것은
참으며
더운 여름을 보내고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한다


추운 겨울에는
더운 여름이 그립고
더운 여름에는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는데
여름이 가야
겨울이 오고
겨울이 왔다가야
여름이 오는 것
세상은 자연재해로
온통 난리를 치고
인간의 삶도 갈팡질팡한다


더위도
추위도

자연이 알아서 하는 것
쓰나미와 산불과
토네이도와 지진으로
세상은

엎어지고 뒤집히는데
안간힘을 쓰면
자연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