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닮아가는.... 햇살과 바람과 구름

by Chong Sook Lee


맑고 눈부신 태양
어둠을 걷어내고
하루를 연다
어제의 삶은
지나간 시간에
모두 사라지고
새 태양 아래서
새 삶이 시작된다

낮과 밤이 숨바꼭질하며
삶과 죽음을
주고받으며
이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
자연은
가야 할 때를 알아
어느새 떠날 준비를 한다

바람은 서늘해지고
해는 짧아지고
밤은 길어지고
나무들은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지난날의 고뇌는
고개 숙이고
새로운 날을 향한
희망으로 넘쳐난다

어제를 잊고
작은 소망으로
행복을 만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
망각의 선물이 있어
하루를 살고
하루를 보낸다

몸부림치던 날들이
조용히 시들어가며
떨어지는 계절
손에 잡히지 않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가슴에 남는
애틋한 그리움 때문에
찬 겨울을 살 수 있다

사랑하던 날들
기다리던 날들이
낙엽이 되어
이리저리 방황하며
갈 곳을 찾아
바람을 따라간다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던 날
소리 없이 가버린 봄을
만나기도 전에
살그머니 찾아온
여름을 만나던 싱그러움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던 날들은
가을을 데려다 놓고 간다

쓸쓸하기도 하고
평화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우리네 인생을 닮은 가을
뜨거운 태양과
후덥지근한 바람은 사라지고

드높은 맑은 하늘과 함께
새롭게 다가오는 가을

달콤한 입맞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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