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넘치고... 쓰레기가 넘치는 세상

by Chong Sook Lee


좋아서 사고
예뻐서 산 물건들
필요에 의한
필요를 위한 물건이
세월 따라
퇴색하고
없어도 되는
물건이 되었다

버리기는 아깝고
놔두기엔
지저분해
구석에 처박아 놓고
잊힌 물건
세월의 먼지만 쌓이고
가치도 없어진 물건이
나가는 날을 기다린다

많은 돈을 주고
사들인 물건들은
몇 번 쓰고
있는 줄도 모르게
잇달아 나오는
새로운 제품에 밀려
구석에 놓여
흉물이 된 물건들

세상의 물건들은
눈을 속이고
귀를 멀게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유혹을 하여
쌓아 놓고
접어 놓으며
쓰레기를 모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몸과 마음
오늘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물건들은
내일 나를 떠나
다른 이들을 유혹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도 되는 세상
사다 놓고 치우며
쓰레기를 옮기는
보여주기 위한 삶
더 이상의 허상 속에
속지 말자

재활용을 하는 것도
쓰레기를 만들며
모으고 쌓는 것
새로운 모양의
쓰레기가 생산되고
보이지 않게
어디론가 스며들어
또 다른 이름의
쓰레기가 되는 것

여기저기
놓여 있는 가구들은
자리를 차지하고
눈을 어지럽히는
호화스러운 장식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쌓인 물건들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쓰레기로 하락하는 현실

쓰레기가
범람하여
쓰레기인 줄 모르고
쓰레기를
돈을 주고 사들이고
돈을 주고 버리는 세상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는
갈 곳을 몰라 방황하며
거리를 돌아다니고
오염이 되고
부패가 되어
인간을 공격한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