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때는
무작정 걸어본다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숨어있던
기억이 나를 깨운다
오래전
걸었던 거리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채우며
다가온다
좋고
싫었던 시간들은
예쁜 포장지에 싼
소중한 선물이 되어
다시 찾아오고
나는 그때로 돌아간다
잃어버린 세월 따라
보이지 않는 시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그때 그 시간은
남아있어
세월이 흘러도
찾아와 나를 만난다
잊힌 날들
떠나버린 사람들이
계절처럼
찾아와 머물다 가고
거리를 걷는
마음은
어제의 내가 된다
뒹굴다
누워버린 낙엽하나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삶에
어쩌다 찾아오는
추억의 그림자를 쫓아서
그리운 마음하나
만나서 돌아오는 길
생각 없이
나선 길에서
사랑과
그리움과 추억을 안고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만나서
내일을 향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