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월... 다시 돌아오는 추억

by Chong Sook Lee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때는
무작정 걸어본다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숨어있던
기억이 나를 깨운다

오래전
걸었던 거리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채우며
다가온다

좋고
싫었던 시간들은
예쁜 포장지에 싼
소중한 선물이 되어
다시 찾아오고
나는 그때로 돌아간다

잃어버린 세월 따라
보이지 않는 시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그때 그 시간은
남아있어
세월이 흘러도
찾아와 나를 만난다

잊힌 날들
떠나버린 사람들이
계절처럼
찾아와 머물다 가고
거리를 걷는
마음은
어제의 내가 된다

뒹굴다
누워버린 낙엽하나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삶에
어쩌다 찾아오는
추억의 그림자를 쫓아서
그리운 마음하나
만나서 돌아오는 길

생각 없이
나선 길에서
사랑과
그리움과 추억을 안고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만나서
내일을 향해 걷는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