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온다고
뉴스로 떠들어도
눈이 오면
얼마나 올까 하며
그냥
눈이 오겠지 했는데
사박사박
내리는 눈이
쌓이고 쌓여
28센티미터가 왔고
수많은 차들이
접촉사고가 났다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이 내린
많은 눈을 치려고
밖에 나가는데
신고 나간 부츠가
푹 들어간다
해마다 몇 차례씩
무서운 폭설이
다녀가는 겨울인데
눈이 올 때마다 새롭다
눈이 오고 추어야
겨울이지만
눈이 와도 너무 온다
하루 종일 내리는 눈
눈사람이라도 만들면
좋을 텐데
건조한 눈이라서
뭉쳐지지 않아
쌓아놓고 보니
커다란 설산이 되었다
집집마다
눈을 치느라 바쁘지만
눈으로 덮인
하얀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나무 위에도
지붕 위에도
눈이 앉아 있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동그랗고
뾰족하고
네모나고
크고 작은 모양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눈이
세상을 장식한다
앉은뱅이 소나무에는
귀여운 동물들이
모여 앉아 누워있고
앉을 곳을 찾아
어디든 살며시 앉아서
모든 것을 감싸주며
추위를 막아주는 눈
하루 종일
숨어서 게으름 피우는 해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바람은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무섭게 불어대며
눈발을 날리는 오후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하얀 눈이 쌓이고 쌓인다
눈이 안 오면 눈을 기다리고
눈이 오면
눈이 이렇게 오느냐며
불평하는 우리들
이래도 불평
저래도 불만
그래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우리 모두를 기다리기에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