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집안을 정리하는데
둥글어 다니다
어딘가 숨었다가 나온
손바닥 만한
은쟁반을 하나 찾았다
원래
은이라는 것이
산화작용으로 인해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면
거무티티한 색이 되어
보기가 흉하다
자주 쓰는 물건이 아니라
어쩌다 쓰려고 하면
시커멓게 변한 모습이
흉해서 집어넣기를
반복하다가
아주 깊숙이 넣었는데
우연히 마주친 은쟁반이
검게 탄 얼굴을 하고
빤히 쳐다보기에
할 일도 특히 없는데
한번 닦아보려고
부엌으로 가져왔다
일단
쟁반이
전부 잠길 정도의 물을
커다란 냄비에 넣어
베킹 소다와 은박지를 넣은
물이 팔팔 끓으면
은쟁반을 집어넣어
살살 움직여주면
은박지와 베이킹 소다가
색이 변한 은쟁반을
깨끗이 닦아준다
요리조리 움직이며
은박지를 흔들어주니
시커멓던 은쟁반이
하얗게 본연의
예쁜 모습을 드러낸다
양쪽에 손잡이가 있고
아름답고 섬세한
꽃무늬로 장식된 작은 쟁반
뽀얗게 피어나는
사랑스러운 꽃 쟁반이 되었다
작은 물건을 놓거나
자주 사용하는
목걸이나 귀걸이
또는 반지를 놓아두는
은쟁반이 순식간에
빛을 바라며
집안을 환하게 만든다
게으름으로
처박아 놓았던
흉한 쟁반이
베이킹 소다와 은박지로
되찾은 아름다운 모습
물건은
주인을 잘 만나야 하는데
그동안 모른 체해서 미안하다
닦고 씻으면
못생긴 돌도
윤이 나고 빛나는 법인데
이렇게 예쁜 은쟁반을
몰라봐서 미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만져보고
들여다보며
웃음 짓는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