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지 못한 채
세월을 맞고 보낸다
아는 것은 잊히고
모르는 것은
알지 못한 채 지나간 세월
알기 위해 살아온 세월 속에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
배우고 익히고
기억하며 내 것이 된 것들이
하나둘 나를 떠나
남의 것이 되어간다
나는 나인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내가 가진 것들은
소리 없이 사라지고
내가 올라간 자리는
남이 차지하며
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서투른 몸짓으로
나를 찾아보지만
모르는 타인의 행렬에
나는 찾지 못하고
어리둥절하며
아무런 말이 없는
침묵의 하늘을 본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대답 없는 메아리가
허공 속에 흩어지는 소리
지나간 날들
오지 않는 날들
나는 서서
무엇을 기다리는지
아무도 모르는데
자꾸만 알고 싶어진다
하나둘씩 쌓인 하루가
허물어지는 저녁
어둠이 오고
날이 밝으면
잃어버린
날들이 다시 오려나
잊지 않기 위해
버리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시간들이
자리를 내어주고
멀어져 가는 길
하늘이 열리고
환한 태양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