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Oct 14. 2020

오늘은... 내 생애의 최고의 선물



(사진:이종숙)




오늘은… 내 생애의 최고의 선물

내 생전 처음으로

오늘을 만났습니다.
날 찾아온 하루를

만나는 아침입니다.
어제는

내가 잠든 사이에 가버렸고
오늘은

내가 깨는 시간에 만났습니다.
초면에

나는 오늘에게
나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
헐렁한 잠옷 차림
반쯤 뜬 눈
흐트러진 걸음
일어날까 말까
다시 잘까 말까
망설임도 보여 주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합니다
오늘이 내게 왔는데도
반가운 기색 없이
당연한 듯 본체만체합니다


이 오늘을
만나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만나지 못하고 떠난 오늘을
소 닭 보듯 합니다
어제도 왔다 갔으니
오늘도 왔다 갈 것이라 생각하며
오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씁니다


초면에 사람을 만날 때는
온갖 신경을 쓰고
잘 보이려고
최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하고 예의 바르고
점잖고 상냥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며
이해심 많게 배려합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
나를 찾아온 오늘에게

예의 없이  마구 대합니다
쳐다보지도 않고
짜증내고
무시하며 왜 왔냐고

신경질도 부립니다.


오늘이 오지 않으면

나도 없는데
그 중요한 오늘이라는 하루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우습게 여깁니다


매일 나를 찾아오는 오늘은
언젠가 오지 않을 겁니다
나를 찾아온 오늘을
잘 대접해야 합니다.


오늘이 나를 떠나기 전에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야 합니다
내게 와서 고맙고
그동안 소홀히 대해서

미안하다고 전해야 합니다.


오늘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기에
내 생애에 처음 만난
오늘이라는 하루는
내 생애의 최고의 선물입니다.




(사진:이종숙)


작가의 이전글 세상이 변하고... 우리네 삶도 변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