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by Chong Sook Lee

봄꽃처럼 피어나는 그리움(사진:이종숙)


생전에 아버지는 늘 퇴근 후에 우리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한 봉투씩 사 가지고 집에 오셨다. 먹을 것이 귀했던 그 시절엔 간식을 먹는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새 새끼들 마냥 집에서 아버지가 사 오시는 간식을 기다리는 6남매의 모습을 한시도 잊지 않으시고 매일 저녁 사 오셨다. 군고구마, 군밤 그리고 붕어빵, 군 옥수수, 찐빵과 찐만두 아니면 사탕이나 센베 과자, 호떡 등 계절에 맞게 골고루 사다 주셨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우리는 저녁식사 후에 출출한 시간에 사다주시는 꿀맛보다 더 맛있는 간식을 기다리며 아버지를 기다렸다. 그 시절만 해도 아버지가 귀가하시면 자다가도 일어나 인사를 했던 시절이라 졸려도 참고 아버지와 간식을 기다리던 추억이 떠오른다. 사업 실패 후 여덟 식구의 가장이시던 아버지는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일을 하시며 우리들을 먹이고 입히며 공부까지 가르치셨다. 돈은 기회가 되면 벌 수 있지만 공부는 때를 놓치면 하기 어렵다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공부만큼은 가르치신다는 신념 하에 열심히 살으셨던 아버지 이시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남들이 다 가는 수학여행을 나도 가고 싶었다. 형편이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밤새 울며 엄마 아버지께 졸랐다. 다음날 아침 눈이 퉁퉁 부은 것을 보신 아버지는 웃으시며 " 그렇게 가고 싶으냐?. 하시며 어려운 형편에서도 수학여행을 보내주셨다. 그처럼 아버지는 당신의 고통은 뒤로한 채 우리들의 기쁨을 위하는 것은 무엇이나 해 주셨다.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자손들의 행복을 기원하시는 아버지가 되셨고 연로하신 엄마는 요양원에 계신다.


이제 엄마는 우리가 사다 드리는 간식을 기쁘게 드신다. 평소에 간식을 좋아하시는 엄마를 위해 아버지는 이런저런 주전부리를 사다 주셨다. 그중 엄마는 사탕을 제일 좋아하셨던 기억이 떠올라 알사탕은 혹시라도 잘못 넘어가 목에 걸릴까 봐 손으로 잡고 빨아먹는 사탕을 사다 드렸다. 연로하셔서 누워계신 엄마가 반쯤 일어나 사탕을 드시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사탕 껍질을 까는데 엄마의 기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2살짜리 아기가 엄마가 까 주는 사탕을 기쁘게 기다리는 모습처럼 순진한 모습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우리 6남매를 위해 사 오셨던 간식은 엄마 차례가 되지 못해서 먹고 싶어도 참으셨던 엄마. 아버지가 안 계신 지금은 자식들이 사 오는 간식을 맛있게 드시면서 행복해하신다. 바나나와 두유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선물의 큰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이 간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간식을 사 오셨던 아버지는 좋아하는 우리를 보며 당신의 허기짐을 참으셨던 것 같다. 그처럼 나도 간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손자 손녀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사다주며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좋아하시던 과자나 인절미 그리고 노란 참외를 보면 할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간식이라고 말하며 아버지의 그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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