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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30. 2020

1분 포옹으로... 행복한 하루를 연다






-아니 거기 말고 아래
-오른쪽 어깻죽지 옆에
-그 밑에 왼쪽으로
-아니 거기 말고 아래쪽으로
-밑에 더 가운데로
아무리 얘기해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해서
효자손으로 긁으며 산다


그래도 여전히 등이 가려울 때
남편의 손을 빌려 긁어달라고 한다
-아이... 좀 시원하게 긁어 주면 얼마나 좋아
-아이... 얼마나 시원하게 긁어달라고 그래
다시 효자손으로 긁는다




날씨가 건조해서

어쩌다 등이 가려우면
내가 원하는 곳을 잘 몰라서
못 긁어주는 경우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등과 어깨가 뻐근하고
누군가가 마사지를 해주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맨손체조를 오랜 세월 해온다.
운동하기 전에 우리는
서로 껴안고 서서 등을 마사지해준다.


내가 가려운 곳 긁고
내가 뻐근한 곳을 마사지한다
남편도 자기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뻐근한 곳을 마사지해준다
우리 서로 원하는 곳을

손으로 긁어주고 주물러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곳이 아니라고
그 아래 그 옆에라고 말하며

시원하게 안 해준다고
신경질 내고 효자손을 쓸 필요 없다





가려울 때
어딘가 뻐근하고 힘들 때
나와 남편은 서로를 안아준다
둘이 마주 보고 서서 껴안고
등을 긁어주고 마사지해주면
서로가 원하는 곳을 알아
시원하게 긁어주고
편하게 마사지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른다.

바쁘다고
오래 살아 별로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껴안아 보자
안아보면 서로를 더 많이 알고
더 깊이 이해하며
더 오래 사랑하는 비결이다


없던 정도 생기고
있던 정은 더 깊어지고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서로의 아픈 곳을 만져주며
힘든 세상 함께 갈 수 있다

미운 마음이 들 때
서운한 마음이 생길 때
안아주고 만져주면
고마운 마음이 넘친다
긁어주고 만져주는 손길로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며
행복해진다

미울 때는 더 많이 안아주고
싫증 날 때는 더 많이 긁어주고
짜증 날 때는 더 많이 마사지하며
긁어주고 만져주며
철없던 지난날을 이해하고
힘든 오늘을 사랑하며
알 수 없는 내일을 맞으면서

남편과 나는 행복을 만나살아간다

1분의 포옹으로 행복한 하루를 연다




부부끼리도 좋고

부자지간에도 좋고

모녀지간에도 좋은

1분짜리 포옹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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