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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Dec 01. 2020

계절 안에... 숨어있는 인생


(사진:이종숙)


봄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보내며

춘하추동 사시사철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겨울 안에 있는 가을도 보았고

겨울 안에 있는 봄도 보았다.

봄을 기다리며

봄 안에 있는 겨울을 보았고

봄을 맞으며

봄 안에 있는 여름을 만나기도 했다.


봄은 희망과 꿈의 계절이지만

기다림과 절망의 계절이기도 했다.

게으름 피우며 오지 않는 봄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이미 와버린 봄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보내기도 했다.


봄이 봄인지도 모르고

봄이 오지 않는다고

애타게 기다리며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았다.



(사진:이종숙)
(그림:이종숙)


그냥 보내버린 봄이 아쉬워  

봄을 그리며 여름을 포옹하고

뜨거웠으나 철없는 여름을 만났다.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여름을 소홀히 보내며

뜨거운 여름이 싫다고 그늘을 찾으며

왔다간 봄만 그리워하며 살았다.


여름은 뜨거운 정렬로

불타듯 옆에 있고,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데

그 사랑을 알지 못하고

끌어안지 못한 채

여름을 찾아온 가을을 본다.


아름다운 색으로

유혹하는 가을에 홀려

여름을 잊은 채

가을을 찾아 나선다.

여름은 아직 내게 있는데

가을의 속삭임에 빠져

여름을 버리고 떠나

가을 속에 묻혀 살다 보니

여름은 가고 없었다.



(그림:이종숙)


여름이 다시 올 수 없음을  

알지 못했고

잘 가라는 인사도 못하고

다시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가을 속에 묻혀버린

여름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가을의 사랑에 빠져

겨울이 오는지도 모르고

가을이 가는지도 모르고

추운 겨울을 맞았다.


겨울 안에 다시 가을이 있고

봄이 있는 것을 안다

봄은 오지 않고 가을은 떠났다

겨울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본다


여름이 서성대다 떠나버린

백사장의 황량한 모습이

긴 그림자로

가을 안에 숨어들었듯이

을 꿈꾸는 겨울엔

따스함이 피어난다



(그림:이종숙)


꿈꾸듯 보내버린 봄

영원히 옆에 있으리라 믿으며

사랑을 불태우지 못한 채

시시하게 떠내버린 여름

영원히 아름다울 줄 알았는데

눈 속에 묻혀버린 가을과

봄을 품은 겨울에 산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춘하추동 사시사철 안에 

사랑이 있고

꿈이 있고 희망이 있고

기쁨과 슬픔이 있고

정렬이 있고 아픔이 있다


살아있음 안에 죽음이 있고

죽음 안에 보이지 않는

끈질긴 인연이 있다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계절에

한없이 소중한 인생이 있다

절하고도 구슬픈 삶이 있다


죽은 듯 누워있는 풀들이

봄이 되면 다시 피어나듯

뿌리라는 영혼은 죽어도 죽지 않고

영원히 머물며 어딘가에 있다 

춘. 하. 추. 동.

사시철이 함께 어울려

신나게 춤을 추는 인생이다



(그림: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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