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극성이다. 대 유행의 시간을 대비하려고 세계가 최선을 다한다. 지구 상에 있는 모든 국가들은 길어지는 코로나 전쟁으로 인하여 이미 경제가 바닥을 쳐서 세계가 비틀거리지만 마지막 혼신을 다하려고 있는 힘을 다한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백신이 나왔다고 하지만 언제 접종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성능이 어떤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래도 나라마다 자국민을 위한 충분한 백신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루빨리 백신으로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하길 원한다. 비대면으로 전환된 생활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사람들도 적응되어 코로나가 끝난다 해도 지금 같은 삶이 병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 년이란 시간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고 적응해야 하기에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람들의 만남과 모임이 금지되고 사람이 세균을 옮기는 개체가 되니 안 만나도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고 산다. 집에서 공부하고 일한다. 의사나 약사도 만나지 않고 진찰을 할 수 있고 약을 처방받아 배달이 된다. 몇 년 전 은행 광고에서 수표를 사진으로 입금시킬 수 있다는 혁신적인 광고가 있었다. 믿을 수 없던 그 광고는 이제 시시하게 되었고 상상할 수 없는 기술들로 살아가고 웬만한 기술은 당연시되었다. 하늘을 나르는 택시 시험을 하고 그림이나 글조차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온다. 화가도 작가도 기계가 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걱정이지만 인간은 또 다른 일거리나 놀거리를 만들며 바쁘게 살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큰 이유로 무증상의 환자가 병을 옮기는 것인데 증상이 없다 보니 안 아픈 것이고 아프지 않으니 격리하지 않고 생활하며 암암리에 조금씩 퍼져 나간다.
지나간 한해를 생각해보니 어쩌면 남편과 나도 코로나를 앓았지만 그것이 코로나인 줄 몰랐던 것 같다. 작년 이맘때 코로나에 대한 뉴스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중국에서 시작된 우환 폐렴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중국에 있고 한국에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처럼 그렇게 몇 사람 걸리고 예방주사 맞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12월이 가고 1월 초에 멕시코 여행을 갔다. 멕시코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뉴스로 전해 듣는 이곳의 날씨는 눈도 많이 오고 추워서 정말 멕시코에 오길 잘했다며 못하는 골프지만 신나게 골프도 치고 수영도 하며 바닷가를 걸었다. 어디 가나 먹을 것이 널려있고 놀거리가 많아서 심심할 틈이 없이 잘 먹고 잘 놀았다. 일어나서 옷 입고 식당에 가면 여러 가지 음식이 있어 식성에 맞게 골라먹고 마신다.
설거지도 할 필요 없고 호텔방도 알아서 매일매일 청소를 해주니 신경 쓸 일이 없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좋은 날씨에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편한 마음으로 놀고먹고 자는 생활을 하다 캐나다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집으로 오는 비행기가 캐나다 항공에 접어들고 싸한 공기로 바뀌어서 얇은 여름옷을 입고 있던 우리들에게는 추웠지만 우리를 데리러 나오신 친한 형제님이 가져다 주신 겨울 코트를 입고 따뜻한 차로 집에까지 데려다 주신 덕분에 추운 줄 모르고 집에 잘 와서 자고 일어났다. 멕시코를 다녀온 다음날 이곳의 아침 온도는 영하 39도였다. 영상 30도의 뜨거웠던 멕시코와 온도 차이는 69도였다. 우리가 멕시코에 가 있던 1주일 동안 무섭게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려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영하 39도라는 온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고에 있던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보니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다고 뜬다.
(사진:이종숙)
타이어를 점검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데 여전히 타이어를 체크하라고 하니 남편은 추운 날씨에 밖에서 발발 떨며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들어왔다. 너무 추워서 벽난로에 불을 붙여놓고 창문을 여는데 얼어서 열리지 않고 연기가 빠지지 못해서 집안이 연기로 꽉 차있다. 출입문을 열고 뒷문을 열어 간신히 연기를 빼는 동안 남편이 아무래도 감기에 걸릴 것 같다며 콩나물 국을 먹어야 한다기에 인근 한국식품에 가서 콩나물 몇 봉지를 사 왔다. 다음날 콧물과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져 심한 기침 때문에 가슴이 아프단다. 다행히 열이 없어 의사를 보러 가지 않았고 생전 감기가 걸려 기침을 해도 기침약을 안 먹고 견뎠는데 이번엔 그게 아닌 것 것 같단다.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가슴이 아프고 숨을 쉴 수가 없어 고생하여 기침약을 먹고 콩나물국을 계속 끓여먹으며 어영부영 시간이 가고 남편의 감기가 나았다.
남편이 거의 다 나아갈 무렵 내가 감기에 걸렸다. 남편한테 옮아서 똑같은 증상으로 기침을 심하게 하며 온몸 전신이 다 아파 자리에 누웠다. 역시 열은 없었지만 기침을 하고 나면 가슴이 찢어질듯하고 한번 하면 끝없이 하였다. 의사를 보러 갈 힘도 없고 열이 없으니 여행 피로로 감기가 걸렸다고 생각하며 집안에만 있었다. 날씨도 춥고 눈도 많이 왔으니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 집에 있었던 것이 자동으로 자가격리가 되었다. 그렇게 여행 후 1달을 집에 있다가 교회에 가서 이야기를 들으니 많은 사람들이 지독한 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코로나에 대하여 몰랐고 이곳까지 왔다는 것을 생각 못했다. 그냥 생전 처음 지독한 독감에 걸려서 고생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 뒤 1달 반 뒤에 코로나가 시작되어 갑자기 학교와 공공시설을 문을 닫으며 이곳도 봉쇄에 들어갔다.
그 뒤로 우리는 아프지도 않고 후유증도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을 살펴볼 때 어쩌면 우리도 코로나를 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우리 스스로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가격리를 해서 남에게 전파를 시키지 않았다. 작년 이맘때 해외여행에 필요한 백신을 맞는 과정에서 노인들에게 무료로 접종해주는 폐렴백신을 맞은 덕분에 그 정도로 끝나지 않았나 한다.
치명적인 사망자가 급증하는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사람들은 순간순간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코로나 무증상으로 세상은 또 다른 혼란을 빚는다.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연 무엇일까? 나도 모르게 나에게 다녀갔는지도 모르는 세균이 사람들에게 돌아다닌다. 무색무취의 코로나 정체를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