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길

떠난 자매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by Chong Sook Lee


(사진:Hank)


하루가 나에게 왔다. 새로운 하루가 오니 마음이 설렌다. 잠을 자면 생기는 하루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나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는 하루가 나에게 왔으니 잘 살아야 한다. 이 하루가 그냥 온 것이 아니고 마땅히 올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나를 찾아온 특별 손님이니 멋진 하루를 보내야 한다. 코로나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백신의 공급에 문제도 있고, 의심스러운 증상도 발생한다. 어느 백신 할 것 없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서 빨리 백신 공급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 여기저기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고 여전히 세상은 갈팡질팡한데 변이종이 나와서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는 소식이 두렵다. 죽는 사람도, 아픈 사람도, 괴롭고 억울하지만 보내야 하는 사람의 마음도 찢어질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고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출산율이 낮아 인구감소가 사회에 커다란 이슈로 다가온다.


코로나로 죽고, 사고로 죽는 뉴스를 매일 접하지만 가까이 사는 사람이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 태어난 사람은 언젠가 죽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알 수가 없다. 죽음은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가까이 있음을 알면서도 잊고 산다. 하루가 나에게 당연히 오듯이 죽음도 나만은 당연히 피해 가리라 생각하며 산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고, 죽음의 주인공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카톡 문자를 받았다. 갑자기 멀쩡하던 사람이 쓰러져 죽어간다는 소식인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평소에 건강에는 이상 없던 자매님인데 어디 아픈 것도 아니었다. 며칠 전 코로나 1차 백신을 맞고 2차 백신이 연기되었다는 연락을 받아 언제 맞을 수 있나 알아보기 위해 직장에 들어가서 맥없이 쓰러졌다는 소식이다. 사인을 잘 모르지만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쳤는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사경을 헤맨다고 했는데 오늘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에서 살다가 자매들 모두가 살고 있는 이곳으로 와서 취직을 하여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나이도 나보다 2살 아래인 그녀는 성서공부도 열심히 하고 지식도 많아 여러 가지 좋은 말을 해주며 주위 사람들과 친하게 잘 살았다. 웃기 잘하고, 아는 것도 많고, 푸근한 농담도 잘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으로 이민생활을 잘 견디며 살았는데 몇 년 전 당뇨병을 얻고 몸이 약해지는 듯했지만 잘 견디고 직장생활을 했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다. 열심히 노력하며 잘 살아간다 싶었는데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긴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하다. 그날 밖에 나가지 않았다면, 직장에 가려고 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백신을 맞아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추운 날 버스를 타고 가서 그런지 하며 나 나름대로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살아도 살았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의 목숨에 허망할 뿐이다. 자매들과 같은 캐나다 하늘 아래서 살고 싶어 이국 멀리 이곳까지 와서 이런 변을 당한 것을 생각하니 너무 가엾다. 사람의 앞일을 알 수가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동생을 보며 언니들은 오열을 할 것이다. 원망과 후회와 미련 속에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생각에 보는 내 마음도 가슴이 아프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고인이 되었다. 죽음도 고통도 없는 하늘에서 그동안 살았던 한 많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평소처럼 해맑게 웃을 것이라 믿고 싶다. 한 사람이 살다가는 인생길은 험난해도 하루하루 그럭저럭 살게 마련인데 이런 환난이 갑자기 찾아오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자매들하고 오래오래 살다가 언니들 다 보내고 떠나도 늦지 않은 데 간다는 말 한마디 않고 떠나 버렸다. 창조주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더욱더 알 수 없다. 눈이 하얗게 내린 들판을 바라보며 가야 할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이젠 걱정도 근심도 없는 곳에서, 코로나도 없는 곳에서 평화롭게 있을 것이다. 행복을 찾아 헤매던 삶은 이제 막을 내렸지만 영원한 안식을 얻었으니 그만 보내주어야 한다. 떠날 줄 모르고 사는 우리네도 가야 할 날이 온다. 영원히 살 줄 아는데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떠난다. 날마다 오던 하루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고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이별은 그렇게 왔다. 하루가 나에게 왔듯이 모든 이들에게도 소중한 하루가 가주기를 바라며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하루빨리 위로의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내일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더니 마지막을 알 수 없다. 그렇게 떠나고 말 것을 잘살아 보려고 애쓰던 모습이 보인다. 뜨거운 열정 속에 살다 간 그녀의 영원한 안식을 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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