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코로나로 잃었던 일상으로 돌아간다

by Chong Sook Lee


까치가 사과나무가지에 앉아서 노래를 부른다.(사진:이종숙)


꿈을 꾼다. 꿈에는 코로나가 없다.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자가격리도 없고 검사도 안 받는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며 먹고 싶은 것을 찾아다니며 먹고 꿈속에서는 잃었던 일상을 찾으며 산다. 무의식 속에서도 간절한 마음을 풀어가며 사는 것 같다.


꿈이란 무엇일까? 꿈에 엉뚱한 곳에 가서 생각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서 먹고 논다. 생시와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며 꿈 세상도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리운 사람은 꿈에라도 보고 싶다고 하지만 꿈에는 나오지 않고 생각지도 못하는 사람들하고 바쁘게 만난다. 꿈속에서도 동분서주 바쁘고 말도 안 되는 상황 때문에 골탕 먹고 애쓰며 슬퍼하고 아파한다. 꿈과 생시가 밤과 낮을 사이에 두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생시나 다름없다. 무엇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현실이나 우왕좌왕하며 사는 꿈속의 생활이나 똑같다. 육신이 잠들었을 때 영혼은 우리를 데리고 세상을 돌아다닌다.


꿈에서 만나는 사람은 평상시에는 생각지 않은 사람들인데 꿈을 통해 소통을 시켜주는 것은 아닌가 한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가고 꿈속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만약 잠을 깨지 않고 있으면 영혼은 계속 나를 데리고 다니지 않고 나를 깨운다. 영혼이 나를 깨울 때는 복잡하고 생뚱맞은 상황을 만들어 깨운다. 가위에 눌려서 사경을 헤매다가 일어난 경우는 영혼이 강제로 깨워주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 자게 그냥 놔두고 떠나버리면 사람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침에 조금 피곤하다는 핑계로 평소에 일어나는 시간보다 늦게 일어나면 개꿈에 시달린다.


영혼이 들어오려고 하는데 잠을 자고 있으니 깨우려고 개꿈 세례를 퍼붓는 것이다. 꿈속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옛날에 다니던 직장에 다니며 일이 풀리지 않아 쩔쩔매기도 하고 운영하던 식당에 손님이 많이 왔는데 음식을 못 만들어 애를 쓰기도 한다. 지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과 모르는 장소에서 살기도 한다. 진지한 꿈을 꾸고 일어나서 꿈 얘기를 하려면 밤새도록 꾼 꿈이 일부만 생각나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반면에 확실하고 뚜렷하고 선명하게 뇌리 속에 남아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꿈이 있다.


꿈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 길몽과 흉몽이 있고 태몽과 계시몽이 있으며 그 외에 영몽도 있고 실몽도 있어 꿈을 관찰할 수 있다. 생시처럼 꿈도 기분 좋은 꿈이 있고 생각할수록 무시무시하고 겁나는 꿈이 있어 길몽과 흉몽으로 나뉘고 무언가를 계시하는 꿈도 있고 꿈인데도 너무나 또렷하여 행동하나 말 한마디도 다 기억하는 꿈도 있다. 아이들 태몽꿈은 아직도 기억하고 며느리들 태몽꿈도 또렷이 생각난다. 평소에는 잠이 깨는 동시에 꿈에 있던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떠나는데 태몽꿈만큼은 지금도 뚜렷하여 이야기를 하곤 한다. 몸이 약해지면 몸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허한 꿈을 꾸기도 한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꿈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꿈을 꾸고 싶다고 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꿈을 꿀 수도 없다. 살면서 용꿈도 꾸고 돼지꿈도 꾸었는데 좋은 일이 생긴 것은 확실하게 경험했으니 언젠가 또 좋은 꿈으로 행운을 기다려야겠다. 사람은 꿈에서도 생시처럼 원하는 것이 있고 무언가 갈망하고 소망한다. 안달하고 애쓰며 희로애락 속에 산다. 이루고 싶은 것들을 꿈을 통해 표현하고 만나며 살지만 꿈은 꿈일 뿐이다. 꿈에서 좋은 일이 있었다고 현실에도 좋은 일이 있지 않지만 꿈을 통해서 희망하며 살기도 한다.


꿈이 좋으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나쁜 꿈을 꾸어도 좋은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산다. 죽는 꿈은 기분 나쁘지만 장수하는 꿈이라 생각하고 나쁜 꿈은 개꿈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해몽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인데 기왕이면 기분 좋은 해몽으로 악몽을 이겨나간다. 어떤 사람들은 꿈에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며 덕담을 했다고 복권을 사기도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꿈 덕분에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간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면 길몽이 되는 것이다. 꿈 덕분에 잘살고 꿈 때문에 망하는 세상은 아니다. 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꿈은 꿈이고 생시는 생시다.


고통스러운 생활 속에서도 멋진 꿈을 꿀 수 있고 기가 막히게 좋은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전에 돼지꿈이나 꾸겠다고 예쁜 돼지를 생각하는데 돼지 얼굴이 생각나지 않으니 오늘도 돼지꿈은 꿀 수 없나 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꿈속의 돼지를 만나는 수밖에 없다. 꿈을 꾸고 꿈을 깨며 사람들은 꿈속에 산다. 악몽을 꾸면 조심하고 길몽을 꾸면 행복하니 꿈꾸며 살자.


한동안 꿈을 꾸지 않더니 요즘엔 꿈을 꾼다. 깨고 나면 기억도 안나는 꿈이지만 자는 동안 바쁘게 돌아다닌다. 코로나로 꼼짝을 못 하기 때문인지 여기저기 오만 곳을 두루 다닌다.


그리운 사람들도 만나고 식당에서 여러 가지 음식도 먹으며 옛날처럼 바쁘게 산다. 꿈이라도 잃었던 일상을 되찾으며 활기차게 살아가니 꿈을 깨고 나면 기분이 좋다. 요즘 인사는 '살아 남자'이다. 코로나 생존자가 되어 꿈 얘기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꿈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어도 영혼이 있는 한 꿈을 꾸며 살 것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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