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 미련을 버리니 후련하다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새로운 것들을 보면 사고 유행하는 것을 보면 샀다. 사다 보니 쓰지도 않고 선반에 모셔져 있는 것들이 많다. 옷도 그릇도 편한 것을 입고 쓰다 보니 사서 몇 번 입고 몇 번 쓰고 만다. 유리그릇, 사기그릇이 유행할 때 오만가지를 사서 쌓아 놓았는데 멋진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왔다. 색도 예쁘고 모양도 멋지고 가볍고 함부로 대해도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은 상당히 매력 있는 물건이었다. 지금도 여러 가지 플라스틱이 나오지만 처음 나올 때만 해도 해로운 것이 하나도 없는 그저 신기하고 좋은 물건이었다. 지금은 성분을 따져 나쁘고 해롭다고 하며 다시 옛날 그릇으로 돌아가는 현실이다. 가벼운 것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물건을 쓸 때는 몰랐는데 유리그릇을 쓰고 보니 그때가 얼마나 편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딪히지 않게 살짝 놓아야 하고 물자국 나지 않게 꼼꼼히 닦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다가 별로 쓰지 않고 없애야 하는 상황을 많이 겪는다. 유행 따라 살지 않아도 신제품은 산뜻한 맛에 안 살 수가 없다. 그릇 하나라도 새것을 사 오면 온 집안이 훤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전환이 되고 쓰는 기분도 새로워서 자꾸 사게 된다. 그러니 버릴 것이 많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은 아니고 재활용센터로 가는데도 마음으로 힘든다. 멀쩡한 물건을 버리자니 그렇고 계속 쌓아 놓을 수도 없다. '마음을 비워라, 욕심을 비워라' 하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우냐 말이다. 사람이 욕심 없이 산다는 게 쉽지도 않고 욕심조차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 말이다. 시기도 하고 질투도 하며 남들 욕도 하고 신경질도 부리고 화도 내며 편하게 사는 게 사람이지 교과서처럼 살 수 없다. 버리려면 자꾸 망설여지고 누구를 줄 수도 없으니 이리저리 밀어놓다 한꺼번에 큰 맘먹고 버릴 때까지 고민이다.


그런데 그토록 나에게 붙어있던 미련은 떼어버리고 나면 혹을 떼어버린 것처럼 후련하다. 버리고 다시 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조금 지나 예쁘고 좋은 물건을 보면 또 사고 싶어 만지작 거린다. 하지만 더 이상의 유혹은 없다. 만지면서 '필요 없어'하고 내려놓고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난다. 사실 눈에 예쁘고 필요할 것 같지만 생활에 필요한 것은 몇 개 안된다. 그저 욕심일 뿐이고 사다 놓으면 한두 번 쓰다 말 것 들이다. 사고 싶은 마음도 참기 힘들지만 사다 놓고 놔뒀다가 버리는 마음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얼마 주고 샀는데..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멀쩡한데… 살려면 또 돈이 드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뿌리치기는 더 힘든다. 안사고 안 버리는 게 최고인데 그게 쉽지 않다. 싸서 사고, 언젠가 쓰기 위해 사고, 누군가 주려고 사지만 사다 모셔 놓았다가 버리는 게 더 많다. 세상이 변하고 그 좋아하는 플라스틱을 쓰지 말라고 한다.


가볍고 산뜻하고 사용하기 편한 플라스틱이 인체에 해롭고 지구를 죽이는 것인데도 여전히 사용하며 산다. 자리를 덜 차지하는 지퍼백도 안 쓰려고 노력하는데 여전히 사용한다.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버리고 조금 남은 음식은 비닐로 싸서 냉장고에 넣는다. 오랜 습관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가 없다. 생각은 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손은 어느샌가 플라스틱을 만지작 거린다.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어느 날 플라스틱 없는 생활이 될지 모르지만 아직은 미련이 많다. 아이들은 벌써 오래전부터 생활화시키고 살아가는데 고집스러운 나만 고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서 아이들 눈치를 보며 연습 중이다. 오래전 생각 없이 쓰는 나에게 손주들을 생각하며 쓰지 말라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대책 없는 코로나도 지구가 병이 들어 생기는 것인데 미련을 버리고 좋은 것만 써야 한다.


조금 무겁고 조심스러워도 사기나 유리그릇을 쓰면 내 건강에도 좋고 지구에도 좋다. 다음 달부터 이곳에도 쓰레기 분류를 한다. 한국보다 한참 늦은 시기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지금이라도 시작하게 되어 한편으로 반갑다. 귀찮지만 플라스틱이 동물들 목에 걸려 죽어가는 것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다. 플라스틱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을까 하면서도 몇 가지씩 버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자연을 위한 운동에 함께 하는 것 같아 자부심도 생긴다. 살아온 습성으로 당장에는 어렵겠지만 버리고 안 쓸 때 느끼는 멋진 기분을 자꾸 갖고 싶다. 옷이나 그릇을 안 사는 것도 지구 정화를 위한 참여활동이 된다고 한다. 우리의 생활 속에 오랜 세월 동안 깊숙이 파고들어 와 있는 플라스틱을 없애는 것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하여 다시 사용하게 된 플라스틱이 세상을 범람하고 있다.


하루에 나오는 양이 어마어마하다. 하나라도 덜 쓰면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과연 나는 완벽하게 플라스틱 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자신이 아직 없다. 집안에 있는 것부터 없애고 더 이상 사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간편하고 버리기 좋으니 쉽지 않다. 산속이나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결국 독이 되어 인간에게 돌아온다. 요즘에 애국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 말라는 것 하지 말고 하라는 것 하며 플라스틱 안 쓰고 쓰레기 줄여서 나라를 지키는 것이 바로 현대식 애국이다. 코로나로 너무나 많이 버려지는 마스크를 녹여서 재활용 의자를 만든 것을 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면 언젠가 지구의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하듯이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하기는 어렵다. 조금씩 덜 사용하고 편한 것보다 이로운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플라스틱 공장을 완전히 닫으면 더 이상 세상에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세상이 변하면 그 문제도 해결이 될 것이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는 한 세상은 쓰레기로 넘쳐날 것이다. 플라스틱에 미련을 버리니 후련하다.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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