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행복도. 주는 행복도... 모두 아름답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사람은 모두 행복을 원하고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며 여러 가지의 형태로 행복해한다. 주는 행복과 받는 행복이 있고, 보는 행복과 느끼는 행복이 있으며 소유의 행복이 있는가 하면 베푸는 행복이 있다. 세상 부모라면 자식의 행복을 위해 그 어느 것도 할 수 있고, 자식은 부모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한다. 나이가 들어가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에게 자식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행복하다. 내가 떠난 후에 내가 남겨준 재산을 받으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볼 수 없어도 내가 살아서 자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은 볼 수 있으니 되도록 이면 살아있을 때에 그들에게 돈을 쓰며 살고 싶다. 여행을 같이 가고 외식을 하며 자주 방문하여 용돈을 주며 손자 손녀들에게도 인심이 후한 할머니이고 싶다.


옛말에 돈은 귀신도 부린다는 말처럼 돈으로라도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그 이상의 행복이 없으리라. 사람들은 너나 내 나 할 것 없이 젊었을 때는 어떻게든 돈을 벌고 저축을 해 보려고 쓰고 싶은 것도 안 쓰고, 먹고 싶은 것도 참아가며 돈을 모아 노년을 계획한다. 그렇게 한평생을 살다 보면 늙고 병들어 벌어 놓은 돈도 쓰지 못한 채 그냥 세상을 떠나는 경우를 많이 보면서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악착같이 사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약간은 부족한 상황이지만 살아있는 동안 조금씩 베풀고 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물론 늙어가며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지만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 자식들에게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은 자식의 행복을 눈으로 보니 더 이상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느 노인이 손녀를 위해 평생을 돈을 모았다. 어느 날 손녀는 생각지도 못한 유산을 물려받고 생전 가보지 못했던 여행을 떠났다. 할머니는 평생 모은 돈이었지만 손녀딸의 2주간의 여행경비밖에 되지 않는 돈이었다. 손녀딸은 멋진 곳에 가서 식사도 하고 입고 싶던 드레스도 하나 샀다. 파티에 가서 공주 같은 대접도 받으며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다 집으로 가는 시간이 되었다. 유산으로 받은 돈은 바닥이 나고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여행을 할 때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지만 빈털터리로 가는 길은 처량했다.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집을 향해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이 사는 것을 보며 부러운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는데 옆자리에 청년이 합석을 하게 되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지난 2주간의 여행 이야기를 하며 둘은 친해지고 그 청년은 그녀와 동행한다.


할머니가 고생하며 모은 피 같은 돈을 여행하는데 다 버렸지만 유산보다 더 좋은 평생 짝을 만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 영화를 보며 유산받은 돈을 홀딱 써 버린 그녀가 한심해 보였는데 그 무모한 여행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난 것을 생각하면 박수를 쳐주고 싶도록 통쾌했다. 노력해서 번 돈을 쓰지 못하고 가는 사람이 있는데 평생 동안 추억이 될 수 있는 여행을 간 그녀는 할머니가 남겨준 돈보다 더 중요한 남편을 만났다. 돈은 언젠가 벌 수 있지만 그녀의 인연은 여행 속에 숨어 있었다. 만약 그녀가 돈이 아까워서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그 돈은 흐지부지 써 버렸을 텐데 여행도 하고 신랑도 만나 일석이조의 행운을 잡은 것이다. 이처럼 보는 행복도 좋고 주는 행복도 좋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오신 부모의 행복을 보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것이다.


시간 나는 대로 뜨개질을 즐겨하시던 엄마는 무늬가 놓인 스웨터나 담요를 좋아하신다. 그것을 아는 나는 얼마 전에 무늬를 넣어 예쁘게 짠 스웨터 하나를 언젠가 엄마를 뵙게 되면 갖다 드리려고 구입했는데 마침 지난번에 가져다 드렸다. 백내장으로 희미한 눈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옷을 입으시고 “어쩌면 이리도 이쁘냐. 깨끗하고 따뜻하고 가볍고 몸에 딱 맞는다.”며 너무너무 좋아하신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보는 행복의 행복을 배운다. 남의 행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이제는 해드리고 싶은 것들은 수없이 많이 있지만 해드릴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도, 엄마도 마음을 내려놓고 소박한 마음으로 곁에 있음이 중요하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데는 그리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면 그 행복은 그 누군가만의 것이 아니고 2배 3배 아니 몇십 배의 행복이 만들어진다. “행복은 느끼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으로도 행복해한다.


들판에 핀 작은 꽃들을 보며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남쪽을 향해 질서 정연하게 하늘을 나는 기러기떼를 보며 행복을 느낀다. 엄마 오리를 따라가는 아기 오리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엄마 옆에서 세상에 둘도 없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 우리 손주의 모습을 보며 나는 행복해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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