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로... 행복을 줏고 행복을 찾아낸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 목장 같은 영화를 보았다. 아름답기만 할 것 같은 농장은 평화롭지만 천적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먹고 먹히고 죽고 죽이며 하루도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살아간다. 하나가 없어지면 또 다른 무엇이 나타나고 이제는 걱정 없다 생각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세상에 생겨난 모든 것들은 살기 위해 죽기를 무릅쓴다.



부부가 개 한 마리를 키우며 살았다. 개를 데리고 아파트에 사는 것은 폭발물을 가지고 사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개로 인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서 짖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꽉 끼는 옷을 입혀 보기도 하고 무거운 가죽 옷을 입혀보기도 하지만 개는 여전히 짖어댔다. 개가 너무 짖어대서 여러 군데로 이사를 갔지만 해결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짖지 못하게 수술을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던 부부는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짓기로 계획을 하고 땅을 보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땅은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다가 버려진 죽은 땅을 사서 그 땅을 개척하기로 했다. 땅은 이미 죽은 지 너무 오래되어 살려 낼 수 없도록 망가져 버렸는데 다행히 땅을 연구하는 땅 박사를 만나게 되었다.


죽은 땅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해서 갖은 노력을 다한 결과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하며 그들은 그곳에 인생을 걸고 살아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사람들이 농장을 하는 것은 실로 커다란 놀음이었다. 닭과 양을 기르고 소와 돼지를 기르며 과일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양은 풀을 뜯어먹으며 들판에서 살고 닭은 마당에서 온갖 것을 잡아먹으며 잘 커갔다. 그들의 배설물이 땅을 기름지게 만들었고 좋은 거름이 되어 다른 생물들을 살게 했다 오지 않던 야생동물이 오게 되었고 보이지 않던 야생오리가 터를 잡는다. 사람들도 먹을 게 있으면 몰려들듯이 모든 동물과 생명이 있는 생명들이 기름진 곳에 먹이를 찾아 모여들었다. 새들이 많아지니까 심어놓은 과일나무는 남아나지 않았고 땅이 기름지니까 여러 가지 생물들이 생겨났다.


올빼미들이 날아와서 집을 져 주며 살게 하였더니 식구가 늘어났다. 오리도 터를 잡더니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식구를 불려 호수를 점령한다. 새끼를 밴 돼지는 누워서 새끼를 낳는데 수도 없이 나온다. 한배에 16마리의 새끼를 낳고 어미돼지는 산후병을 앓고 누워 사경을 헤맨다. 식구들은 밤낮으로 돼지를 살리기 위해 애쓴 결과 어미는 자리를 털고 다시 건강을 되찾는다. 새들이 먹어버리는 과일나무에 난데없는 달팽이가 눈에 띄더니 과일나무의 가지마다 다닥다닥 매달려 있다. 여러 가지 궁리를 해보지만 수만 마리의 달팽이를 처치할 수가 없어 땅 박사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는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실망한 나머지 그들은 인터넷으로 세계 각지에 있는 젊은 연구 봉사원들을 초대한다.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생기기를 반복하며 달팽이는 또 다른 이슈로 그들을 괴롭힌다.


수많은 달팽이를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는 잡을 수 없다. 하나하나 잡는다 해도 어찌나 잘 도망가는지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해결방법이 없었는데 그중 하나가 오리의 먹이로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는 의견으로 성공했다. 오리들이 나무에 붙어있는 수만 마리의 달팽이를 먹어치우며 다시 과일나무는 살아나고 놀랄 만큼의 판매량을 올린다. 그러면서 땅속에는 두더지가 자라서 또 다른 피해를 입힌다. 산 너머 사는 늑대가 두더지를 잡아먹기 위해 닭장 옆에 있는 담아래 흙을 파고 들어가 매일매일 수많은 닭을 죽이고 도망간다. 아침마다 죽어 넘어진 처참한 닭들을 보며 철망을 치고 불을 켜놓고 총으로 늑대를 죽이지만 뿌리를 뽑지 못한 채 죄 없는 닭들은 힘없이 죽어간다. 올빼미들이 두더지를 잡아먹는 것을 본 그들은 올빼미들의 집을 지어주고 올빼미들이 두더지들을 잡고 두더지는 땅속으로 도망가며 살길을 찾는다.


쌓아놓은 흙더미에 구더기가 자라고 닭들은 좋아라 하고 구더기를 먹으며 살이 찌고 영양 좋은 계란을 생산하여 여기저기 판매한다. 그렇게 개가 너무 심하게 짖어대는 바람에 농촌생활을 시작한 그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다가왔다. 홍수가 온 산을 덮치며 가축과 집을 삼키려 드는 일이 생겼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앞에 있는 산에 산불이 나서 그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까이 오기 시작해서 그들은 피난을 위해 집을 떠나야 했는데 갑자기 바람이 방향을 틀며 그들의 전답을 등지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동안의 노고가 하루아침에 헛수고로 돌아가나 했는데 하늘은 그들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주었다. 그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아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토록 짖어대던 개는 나이가 들어 죽는다. 그들이 그를 위해 시작한 것들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보며 편안하게 눈을 감은 모습이다.


그들은 돌고 도는 자연을 바라보며 아이를 낳고 기르며 그림 같은 농장에서 오늘도 지지고 볶는 인생을 살아간다. 삶이 돌고 인생이 돌고 계절이 돌고 자연이 돌고 돌며 세상은 돌아간다. 죽었던 땅이 사랑으로 살아나고 살아난 땅에서 온갖 생물들이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 나쁜 것들도 좋은 것들도 천적을 피하며 살기 위해 살길을 찾아낸다. 자연은 그렇게 지속되어간다. 인간과 동물과 생물과 어우러져 세상은 영원히 살아간다.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먹이를 위해서라면 상대를 이겨내야 한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먹고살기 위한 것이다. 서로가 아무런 이해타산이 없을 때는 친구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적이 된다. 적당한 거리를 둘 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사는 개를 위해 시작된 그들의 인생 여정은 참으로 고되고 힘들었지만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게 한다. 개가 없었으면 그들의 인생은 또 다른 삶이었을 텐데 개로 인하여 그들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오늘도 우연히 행복을 주으며 행복을 찾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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