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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잠을... 기다리는 밤
by
Chong Sook Lee
Mar 25. 2021
(사진:이종숙)
너는 장난꾸러기다
어제는 초저녁부터
같이 놀자고 나를 붙잡더니
오늘은 어디로 가서
누구와 놀고 있는지
나를 떠나 사라진 너
오고 싶을 때
슬그머니 오고
가고 싶을 때
말도 없이 도망가는
너
너를 찾아
데려오고 싶지만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다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삐져서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한밤중에 나를 빠져나가
새벽이 되도록 오지 않는 것을 보니
화가 단단히 났나 보다
눈뜨고 천장을 쳐다보고
눈감고 너를 기다려도
소식 없는 너는 어디서 무얼 할까
세상은 곤히 자고 있는데
도망간 네가 돌아오지 않으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기보다
잊어야겠다
내가 싫어 떠났는데
무슨 미련이 있어 기다리나
올 테면 오고 갈 테면 가라
세상만사 고집대로 사는 것
한밤중에 대낮같이
불 환하게 켜놓고 기다리면
언젠가 또 찾아오리라
시도 때도 없이 오고 가는
심술궂은 네가 밉다
그래도 이렇게 가버리면
그리워지는 너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기약 없이 가버린 너를
막연히 기다린다
점점 밝아지는 내 눈동자에
찾아와 주길 고대하며
눈을 감아본다
(그림: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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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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