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낳은 나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세월 따라
내 젊음도 간다

봄 여름이
가을 겨울이 되기를
수십 수년
이마에도 눈가에도
세월의 흔적이 보이고
입가에도
목에도 세월의 강물 같은
깊은 주름이 보인다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고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
한 번이면 족하다
두 번 겪고 싶지 않다

기쁨이 하나면
고통은 열
행복이 열이면
아픔은 백
생각은 그저 좋았던 시절에
머물지만
다시 돌아가라 하면
가기 싫은 그날들

어제보다 늙은 오늘이
차라리 더 좋은 것은
오지 않는 내일보다
젊기 때문 이리라

맞지도 보내지도 않은
세월은
소리 없이 나를 찾아와
나를 데리고 다닌다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머리카락에 색칠을 하는
야속한 세월이
눈 뜨고 숨 쉬는 사이에
나를 바꾸어 놓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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