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몇십 년의 세월이 흐른다. 별것 아닌 하루가 모여 그 많은 세월이 되는 것이 새삼스레 신기하다. 하루 안에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희망과 절망 그리고 실망도 있다. 눈 뜨면 저절로 가는 시간인데 참으로 많은 것들이 얽히고설킨다. 하루에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죽고 다치고 위기를 넘긴다. 하루라는 24시간을 쪼개 보면 1440분이 되고 86400초가 된다. 그 순간순간이 가져다주는 신비함을 아무도 모른다. 하루라는 시간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싫어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 하루는 마음대로 오는 것 같지만 인간에게 선택권은 없다. 오면 받고 안 오면 못 받는다. 세상에 있는 모든 만물의 변화를 눈으로 다 볼 수 없고 귀로 다 들을 수 없듯이 삶 에도 제한이 있다. 전쟁 때문에 하루가 지옥 같은 곳이 있고 코로나로 전염되고 죽는다.
지금 지구 상에 큰 이슈는 코로나와의 싸움이다. 우환 폐렴에 맞춘 백신은 UK 변이종과 다르기에 전파를 막을 수 없다. 나라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는 국민들 때문에 전쟁터 같다. 먹고살아야 하는데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소상공인 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 산목숨을 어쩔 수 없고 속이 터져 한숨만 쉬다가 결국 거리로 나간다. 더 이상 닫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한다. 닫고 있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정부보조로는 턱도 없으니 그들은 문을 닫을 수 없다고 한다. 할 일 없는 노인들은 그럭저럭 먹고살면 되지만 젊은 사람들은 숨 막히는 하루하루다. 하루의 삶이 보장돼야 내일을 맞는데 내일을 알 수 없는 하루는 막막할 뿐 죽어가는 하루이다. 방역을 어긴 교회가 철폐되었지만 교인들은 항거하며 농성한다.
자유를 달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막아 놓은 담을 철거하려 하고 경찰은 그들을 저지한다. 세상이 어찌 되어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뉴스를 보면 무슨 세상이 될지 한심하다.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사고와 사건 천지다.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고 나쁜 소식만 들린다. 뉴스를 보면 삶은 지옥이다. 그런데 다른 프로그램을 보면 삶은 희극이고 인생은 너무 짧다. 있는 사람들은 이 와중에도 인생을 즐기며 산다. 뉴스를 보지 않고 살던 때가 있다. 오래전 이민 초기에는 뉴스를 들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사람 사는 것을 눈으로 보면 대충 알 수도 있지만 자세한 뜻을 모르기에 관심이 없어 안보며 살았다. 그때만 해도 한국사람이 몇 안되어서 한국 식품도 한 개밖에 없었고 한국 신문도 구독을 해야 며칠 지난 뒤에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었다. 먹고 살 돈도 없는데 신문구독은 사치이던 시절에 이민 짐에 몇 권 가지고 온 책이 유일한 읽을거리였다.
주위에 조금 여유가 있는 이민 선배들이 보는 신문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건네주면 여럿이 돌아가며 읽으며 한국 소식을 알아가며 생활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달라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오게 되어 신문사도 여럿 생겨나고 식품점도, 음식점도 많이 생겨났다. 그런 세월이 지나 세상이 발전하고 좋아졌는데 지금은 더 불안하고 힘들다. 눈뜨면 세계 정사가 한눈에 들어오니 안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문제없는 나라가 없고 걱정 없는 나라가 없다. 신뢰가 없어지고 대립만 생겨 싸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간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다 차지하기 위해 발톱을 숨기고 거짓으로 화해하고 웃는다. 하루를 살고 다른 하루를 만들며 살아야 하는데 오늘만 살기 위해 발버둥 친다. 내일이 없는 하루는 죽은 하루인데 오늘만, 지금만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고 혼자만의 삶을 지향한다. 거리두기로 만나지 않을 수밖에 없고 어디를 갈 수도 없는 현실이 되고 보니 혼자서 논다. 혼자 앉아서 하고 싶은 것 하고, 보고 싶은걸 보며 산다. 커다란 대형 TV는 혼자서 떠들고 각자의 핸드폰을 보며 웃고 즐긴다. 한 공간에 있어도 따로 사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애나 어른이나 함께 살던 세상이 따로따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어쩌다 아이들이 모여도 소리 없이 들어오는 메시지로 답하고 대화한다. 같이 있어도 함께 할 수 없는 현대인의 삶이다. 우리 인간이 지향하던 아름다운 내일은 혼자의 삶이 아닌데 혼자가 되어 간다. 군중 속의 외로움이 바로 이런 것인지 세상에 없는 것 없이 다 가 지고 사는데도 현대인들은 끝없이 외로워하고 한없이 새로운 것을 원한다. 아무것도 없던 때는 먹고사는 게 쟁점이었는데 지금은 못 먹더라도 즐기며 사람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당에 가서 주머니에 돈이 없어 배가 부르다며 안 먹던 시절이 있었고 소화가 안되었다고 거짓말을 하며 못 먹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돈이 없어도 카드가 있다. 사람들은 카드로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결혼식을 올린다. 카드는 모든 것을 해결한다. 카드로 사고 또 다른 카드를 만들어 카드빚을 갚으며 산다. 상상도 못 하던 일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주저 없이 사용하는 카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오늘날의 하루가 되어간다. 내일 어떻게 되더라도 오늘을 즐기고 멋지게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다. 오늘을 희생하고 내일을 맞는 게 아니고 오늘 없는 내일은 없음에 공감하며 오늘을 산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은 당연히 없지만 내일 없는 오늘은 어떤 날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답인지 모르겠다. 하루를 살고 또 다른 하루를 생각 없이 받아들이며 살 수도 없는데 그 하루가 쌓여 백 년 천년을 만들어 오늘의 우리가 살아가기에 오늘 하루는 소중하다.
힘든 날도, 좋은 날도, 반갑게 맞고 보내며 소리 없이 오고 가는 세월 따라 산다. 어제는 어제대로 지나갔기에 아름답고 오늘은 오늘대로 나와 함께하기에 소중하고 내일은 내일대로 모르기에 좋은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