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을 맞고 왔다. 1차 접종 후 한 달 만에 2차 화이저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으로 심란한 사회에 아무 문제없이 2차까지 접종을 해서 마음이 개운하다. 몇십만 분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재수 없으면 그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먼저 접종을 시작한 이유도 있겠지만 남들처럼 걱정하지 않고 접종을 받게 되어 고맙다. 1차 접종 때나 2차 때나 주삿바늘 들어갈 때 따끔한 것 외에는 아무런 증상 없이 잘 넘겼다. 해마다 맞는 플루 예방접종과 다르지 않다. 언젠가 오래전에 플루 주사가 처음 소개될 때 첫 손자가 태어났는데 애들이 플루 주사 안 맞으면 손자를 만날 수 없다고 겁주는 바람에 맞기 시작한 플루 주사를 해마다 맞으며 예방접종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나는 몸이 허약체질이라서 어릴 때도 봄가을로 한 번씩 심하게 앓았다. 한 번씩 그렇게 앓고 나면 살이 쪽 빠져서 엄마가 이것저것 영양보충을 해주시려고 애쓰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 때는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며 건강해져서 한때는 우리 집에서 돼지라는 별명을 달기도 했다. 그래도 약한 체질이라서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는데 결혼 후 아이를 가지고 입덧에 시달리며 오랫동안 말랐었다. 아이들 다 키우고 나서 한동안 얼굴에 살도 붇고 보기 좋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갔다.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쪄서 좋겠다는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데 요즘은 얼굴에 살이 빠져 보기 싫어 얼굴에 살찐 사람들이 많이 부럽다. 지난겨울 알게 모르게 속병이 생겨 여러 번 고생해서 그런지 얼굴이 많이 말라 보기 싫다. 찌지 말라는 뱃살은 야금야금 찌는데 얼굴에 살찌기는 힘이 든다. 아기들처럼 얼굴이 포동포동하면 주름도 가려지고 좋을 텐데 마음대로 안된다.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얼굴에 보톡스를 넣어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특히나 연예인들은 세월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다녀서 어리둥절한다. 세상이 변해도 보통 변한 게 아니다. 옛날에 꿈도 꾸지 못하던 일들이 생겨나고 당연시되는 현실이다. 나이가 들면 흰머리도 생기고 주름살도 생겨 자연스럽게 늙어갔는데 요즘엔 남녀노소 구별이 없어져 간다. 멀리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고 젊은이 인지 노인인지 구별이 안 간다. 백세 시대라서 70세는 명함도 못 내놓는 세상이 되었다. 환갑도 칠순도 대단한 게 아닌 세상이 되었다. 어쩌다 노인들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100세가 가까운데도 정정한 모습에 놀란다. 세상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말이다.옛날 같으면 떠날 준비로 이것저것 정리를 해야 하는 나이인데 요즘은 청춘 못지않게 씩씩하게 사는 노인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있는 것 쓰고 말던 시대가 아니다.
새로운 유행에 따라 옷이고 가구고 바꿔가며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겠다는 각오로 산다. 하루를 살더라도 멋지게 살아가겠다는 의식으로 바뀌었다. 내 인생 누가 살아주는 것도 아니니 원하는 거 하고 살다 간다는 인생론이다. 자식이 많던 시대는 자식들 뒷바라지에 희생만 하다 죽었지만 지금은 아이도 하나나 둘만 낳고 아예 낳지 않고 산다. 옛날 같지 않고 세상이 많이 편해졌다. 살기가 편해져서 좋아했는데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때 아니게 자유를 잃고 산다. 떼로 몰려다니던 때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두나라 상봉이 눈물겹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한 가족과 친지들을 '트래블 버블'이라는 정책으로 격리 없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던 그리움 이들을 만나는 장면은 이산가족 상봉을 연상하게 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꿈인지 생시인지 믿지 못하겠다며 울음을 터트린다. 자유롭게 만나던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생이별을 했는데 확진자수가 줄어들어 시행하는 것이다.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며 끌어안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기를 기약하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 전 세계가 이처럼 다시 문을 열고 오가며 서로를 반기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데 이곳은 3차 확산으로 더 강화되었다. 주와 주 사이에는 경계가 더 강화되어 꼭 필요한 차량 외에는 출입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그래도 들어가겠다면 벌금을 내고 자비로 격리시설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중 변이종 때문에 세상이 다시 발칵 뒤집히는데 백신이 충분하지 못해 공급이 어려운 나라도 많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로부터 100 퍼센트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백신도 나름대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험 요소가 있기에 안심할 수는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
백신을 맞고 마비가 되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무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안 맞을 수도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은 좋고 나쁜 면이 있고 연구를 하고 실험을 하며 좋은 방향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는 것 일뿐 미완성이다. 강제로 맞게 하지 않기에 꼭 맞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 일 없이 세균으로부터 보호되면 좋은데 들려오는 뉴스는 겁나게 한다. 일단 2차 접종이 끝났으니 안심이 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는 말을 한다. 백신이 승인되었다 고는 하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무섭게 확산되는 이곳의 어제 하루 확진자 수는 1400명 가까이 된다. 내일부터 눈도 오고 비도 오며 온도가 많이 내려간다고 하니 추위에 바이러스가 얼어 죽었으면 좋겠다. 봄은 정녕 봄인데 가던 겨울이 자꾸만 되돌아와서 방해를 한다.
갈듯 말듯한 코로나가 이젠 제 갈길로 가서 영원히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자취를 감추기를 버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