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엄마... 영원히 사랑합니다

by Chong Sook Lee
올해도 예쁘게 핀 튜립.(사진:이종숙)


해마다 5월 두 번째 일요일은 어머니 날이다. 엄마가 되어 산 지 41년이 되었다. 가르쳐주지도 배운 적도 없는 엄마가 되어 자식들을 사랑하며 살아온 세월이 이렇게 길어졌는데 아직도 엄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버이날 행사를 보고 있으면 슬퍼서 견딜 수 없다. 96세의 엄마가 요양원에서 살아가시는데 찾아갈 수가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아무 때나 생각나고 그리우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비행기표를 사 가지고 달려가 보았던 옛날이 그립다. 장사를 하다가 문을 닫으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어 손해가 막심 하지만 갑자기 부모님이 보고 싶으면 돈이고 뭐고 생각하지 않고 달려갔다.


부모님은 부부가 되어 72년을 같이 사시다 5년 전 아버지가 먼저 떠나신 후 엄마는 자식들의 도움으로 생활하셨다. 자식들이 오고 가며 도와드렸는데 연로하신 엄마 혼자 사시는 게 불안하여 요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마침 집과 가까운 곳에 요양원이 있어 왔다 갔다 하며 정을 들였다. 처음에는 창문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며 집에 가야 한다던 엄마는 서서히 적응을 하시기 시작했다. 아이들처럼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며 자신을 잃어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정신이 또렷하시어 무엇을 하셔도 잘하시며 생활하셨다. 3년 전에 딸과 함께 엄마를 찾아갔을 때는 식사도 잘하시고 좋아하시는 옛날 노래도 가사 하나 빼놓지 않고 잘 부르셨다.


농담도 잘하시고 사진 찍을 때 옷매무새도 고치며 예쁘게 찍으셨다. 사탕을 좋아하시기에 사탕도 사드리고 꽃 한번 사드리지 못해서 예쁜 꽃이 담겨있는 화분도 사다가 침대 옆에 놓아 드렸다. 오면 언제 또 갈지 모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드리고 싶었다. 다리에 힘이 없으셔서 휠체어에 태워서 동네 한 바퀴 돌며 시장 구경도 시켜 드렸고 사람들 사는 모습도 보여 드렸다. 손 뜨개질로 만든 예쁜 세타도 사다 드리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었다. 2주 동안 요양원 가까이에 사는 오빠 집에 머물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아침저녁으로 엄마를 찾아가서 그동안 해 드리지 못한 효도를 하였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가고 싶어도 자주 갈 수 없었던 지난날이지만 며칠간 만이라도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었다. 보고 나면 볼 때뿐이고 금방 잊어버리시지만 새롭게 찾아가는 마음으로 기쁘게 맞아주시던 엄마였다. 예쁘고 상냥한 엄마는 늘 긍정적이고 신식 엄마로 농담을 즐겨해서 주위를 늘 밝게 하셨다. 2주일이 지나고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돌아서는 나는 왜 그리 슬펐는지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림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떠나온 뒤에 다시 가보지 못한 채 코로나로 하늘길은 막혀 버렸고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 하지만 가 뵐 수 없음에 실망하며 세월이 간다.


해마다 어머니날이 오면 아이들은 축하하며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하는데 나는 엄마가 살아계셔도 가서 만날 수 없고 눈도 귀도 어두워 전화조차 통화를 할 수 없다. 만나지 못하고 가슴만 태우고 사는 딸이다. 워낙 몸이 약하셨던 엄마가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생이별을 한채 세월만 보낸다. 맏딸인 나를 의지하며 유난히 사랑해주시는 엄마에게 효도 한번 못한 채 멀리 오게 되어 밤낮으로 애타게 만들고 평생을 살았으니 그 불효를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전화도 하기 힘든 그 옛날에 돈이 많이 든다는 핑계로 엄마가 궁금해하시는 것도 모른 채하며 살았다.


자식을 낳아 기르고 자식들이 멀리 살아 엄마 마음을 이제야 알게 되어 후회를 하며 하늘 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세월이 가서 할머니가 되어 산지도 10년이 넘었는데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생각나고 엄마와 같이 다니던 길이 생각이 나고 웃고 울던 것들이 그리워진다. 엄마는 그리움이고 사랑이다. 만나지 못해도 가슴속에 언제나 나와 함께 살아 계신다. 엄마를 생각하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해마다 오는 어머니날 이건만 오늘은 유난히 엄마가 보고 싶다. 막 뛰어가서 엄마를 꼭 껴안아 드리고 싶다.


신혼초에 아침에 갑자기 엄마 아버지가 보고 싶어 무작정 버스를 타고 친정으로 갔다. 갑자기 아침에 찾아온 딸을 보고 무슨 일인가 깜짝 놀라시는 부모님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무 말도 않으셨는데 나는 엄마 아버지가 아침을 드시는 상에 가서 콩나물국을 한 그릇 후다닥 먹고 "이제 됐어 엄마"라고 말하고 집으로 왔다. 생각나면 달려가서 엄마를 보고 손만이라도 잡아보고 오곤 했는데 이제 너무 멀리 살고 있다.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만나서 평생을 그리워만 하고 살아간다. 갈 수 있을 때 가고 볼 수 있을 때 볼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것도 나의 욕심 이리라.


보고 싶은 엄마, 사랑합니다 영원히...


(사진:이종숙)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파하는 지구... 우리가 보듬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