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찾아 방황한 밤

by Chong Sook Lee
(아미지 출처:인터넷)

새벽 3시 반

잠이 도망갔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책 속에

스마트 폰에도 없다

눈을 감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잠이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한테 가 버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한 시간 두 시간 기다려도

도망간 잠은 돌아오지 않는다

먼동이 트고 아침이 온다

나간 잠은 어디서

누굴 만나고 있는지

소식도 없이 눈은 점점 맑아진다


눈을 감고 있으면

잠이 다시 올 줄 알았는데

도망간 잠은 냉정하게 돌아섰다

다시 오지 않을 듯이

싹 돌아섰다

기다리면 더 오지 않는다


일어나서 내 할 일이나 하자고

불을 켜서 잠자는 것들을 깨우는데

다들 자느라고 내 소리를 못 듣는다

세상은 잠들어 고요하건만

도망간 잠을 데려올 수 없어

엎치락뒤치락 몸뚱이만 힘들게 한다


어디로 간 잠인지 찾을 수 없다

밤을 지키던 달도

거리를 비추던 가로등도 잠이 온다

참새가 깼다

참새는 세상을 깨운다

해가 동쪽 하늘에 얼굴을 내밀고

나갔던 잠이 나에게 온다


어슬렁어슬렁 온다

잠은 나를 찾아오고

침대 속은 더없이 포근하다

잠과 나는 한 몸이 되었다

해가 창문을 노크하는데

잠과 나는 포옹하며

깊은 심연 속으로

한없이 끝없이 빠져들어 간다


다시는 가지 않을 듯이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처럼

깊은 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해와 달이 자리바꿈을 하는데

잠은 달콤한 동침으로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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